시
겨울은 시린 계절
조각상이 웃는다
다리를 꼬고 앉은 채로
겨울은 시린 계절
새들은 날개를 뜯어내고
피 흘리며 지저귄다
창살 밖으로 보는 세상은
한정되어 있어
그저 구름 흘러가는 것을 바라볼 뿐
세상에 묻는다
질문은 바람을 타고 사라진다
세상이 답한다
답 또한 바람을 타고 사라진다
이런 의미 없는 문답이
이 세상을 떠받치는 기둥이다
비틀거리며 걷는 걸음의 끝에는
안락한 보금자리가 있을까
조각상을 짊어지고
날개를 손에 꽉 쥐고
이 세상의 끝으로 간다
그럼 나는 알 수 있으리
지리멸렬한 문답의 행방을,
올바른 질문과 올바른 대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