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벗겨진 아저씨,가 있다
등이 좀 굽어 비스듬하게 선 채 길을 막고 서 있다
아저씨,를 부르며 왜 길을 막고 서있느냐 하니
나를 올려보는 아저씨,의 눈 코 입 위로 문맥을 타고 떠오르는 문장들이 있는데
살아간다는건 자연스럽고도 가벼운 거로만 생각했지만 그렇게 녹록지만은 않더라
수많은 고비들을 넘기며 하루를 또 이틀을 보낼수록 내가 왜 이것들을 버텨야 하는지 질문들이 늘어가고
답은 나오지 않으니 오늘 질문이 쌓인 만큼 내일 더 힘겹더라
등에 업힌 짐들에 등은 점점 더 굽어가고
결국 한 발짝도 뗄 수 없어 이렇게 멈춰있는데
나름 나를 스쳐 간 경험들과 사람들 그것들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더라
지금을 헤쳐나가게 할 수 있는 건 나뿐일 텐데
내 손에 방향키가 없다
두서없이 써 내려가는 문장들을 다 읽고 나니 글자들이 흩어지고 새로이 떠오른 글자들이
인생 참 뭐 같다
인생 참 뭐 같다라는 단순한 말로 정의되는 삶이 역겹고 토악질 나온다
아저씨,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고개를 숙인다
이제 아저씨,의 얼굴은 읽을 수 없지만 읽을 필요성도 느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