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by 장순혁

아무도 없는 새벽
창문을 열면
허공을 가득 채운 정적이
방안으로 스며들어 옵니다

누구 하나 나다니지 않는 길가
먼지 묻은 침묵이 길가에 쌓여있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의 눈에도 먼지가 묻는 듯합니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난지 얼마 되지 않은 때
조금은 시린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낙엽들이 빨간색, 노란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가을이 어느샌가 다가왔습니다

문득 당신의 일상이 궁금해지는 하루
당신은 잘 지내시나요
만일 저에게 물으신다면
저는 잘 지냅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뜨면
뒤집혀지는 모래시계
변함없는 하루가 시작됩니다

반짝였던 별들은 자취를 감추고
태양만이 하늘에서 빛나며
오늘도 햇살을 비춰줍니다

가끔은 새벽에 산책을 나가보곤 합니다
익숙한 고요함이 제 귀를 감싸고
아직 꺼지지 않은 가로등이 반짝입니다

당신도 가끔 새벽에 산책을 나가고는 하셨지요
전화기 너머 들리는 당신 목소리에는 새벽의 향기가 걸쳐져 있었습니다

저는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일까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저 이 새벽의 거리를 걷는 것이
좋아졌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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