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by 장순혁

나의 고향은 너울지네

노을의 빛에
빼앗긴 고향의 빛

빛을 잃어가면서도
나를 감싸 안은
고향에 베인 향기

나의 비정한 뒷모습을
고향은 바라보았다
나의 실패들을
고향은 책망하지 않았다

이 도시는 밤에도 빛을 발하고
그 빛에 눈이 멀었을까
돌아갈 생각조차 하지 않은
아직 채 자라지 못한
말랑한 어린아이

이제야 눈에 덮인
도시의 네온사인들을 닦아내고
빛을 잃는 나의 고향을 향해,
고향의 향기를 쫓아 나아간다

허물어지면서도
나를 품에 안을
고향에 배인 향기

태양의 강한 빛도
고향에게 빛을 돌려주지 못하고

나의 고향은 너울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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