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빈 맥주병
같은 색의 바닥에
뒹굴며 굴러다니고
가물가물한 눈에 비친
초록색 소주병에
햇빛이 반사되어
잠에서 깨어나니
맥주병과 같이
바닥에 쓰러져있는 나
어제가 되어버린 밤은
그 모든 기억들을
머리가 저릿하게 아프도록
지워내는 중
게울 것 없는
헛구역질을
몇 번, 몇 번 하다가
비틀대며 일어나
차가운 물을 한잔 마시면
회색 소파 위에는
곤히 잠든 너의 모습
장롱에서 담요를 꺼내
잠든 너에게 덮어주네
너는 가만히 호흡하며
밤과 소파와 담요와
하나가 되어
여전히 잠을 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