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소와 말이 깨어난
새벽의 시각
헛간을 청소하며
그들의 등허리를
쓰다듬는다
이곳의 소들과 말들은
기준 없이 동등해
소들이 먼저 마신 물이라도
말들은 괘념치 않고 마신다
헛간 속에서는
그들만의 기준과
우주가 펼쳐져 있다
헛간 밖과는
너무나도 다른 기준과
말도 안 되는 우주가
여물을 주고
열린 헛간 문 밖으로
들어서는 햇빛을 본다
소는 울고
말은 들썩인다
언젠가는 그들을
넓은 초원에 방목시키리라
제멋대로 먹고
제멋대로 자고
제멋대로 살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