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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밀 Jul 22. 2022

꿈속에서

1993년의 전람회를 조우하다

  

 두 살 터울의 오빠는 나와 음악 취향이 같다.


  나란히 전람회를 좋아했고, 나보다 용돈을   많이 받던 오빠는  앨범이 나오면 득달같이 먼저 앨범을 공수해왔다. ‘네돈네산 결국 나의 재정 상황과 정서적 허기를 동시에 채워주었다. 취향이 같은 자와 한집에 살면 이렇게 큰돈 들이지 않고, 편하게  호강할  있었다.

  학창 시절이 그리울 때 꺼내보는 그들의 마지막 듀엣 앨범 ‘졸업’에 수록된 이 곡은 전람회의 데뷔곡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노래의 가삿말처럼 나 역시 무색의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꿈에서 유독 자주 가는 장소가 있고, 자주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의식은 결국 현실을 반영한다. 무색무취의 여러 인물들이 뒤섞여 등장하고, 그중에 어렴풋하게 옅은 빛을 내는 사람과 장소도 반드시 존재했다.

 삶에 어떤 식으로든 희미한 색을 입혀주는 이들과 무색에서 잠시 달아나 도달해볼  있는 세계, 무의식의 시간이 있어 아직은 밤이 달갑다.



  

꿈속에서 (전람회)


하얀 꿈을 꾸고 있네 어디인지도 모른 채

어둔 세상은 모두 잠들고 나의 숨소리뿐     


난 취해가는데 깨워주는 사람은 없네

몸을 뒤척여 너를 부르네

소리도 없는 나의 슬픈 노래는 까만 허공을 채우고     


울먹이는 날 위해 무심한 밤은 다시 나를 재우고

눈물로 젖은 내 술잔 속엔 나의 웃음이 또 한숨이

출렁이는 달빛에 흘러가네


날 깨워줘 네가 없는 꿈속은 난 싫어

아무도 없는 하얀 꿈속에

너를 한없이 부르네

                                   

하얀 꿈을 꾸고 있네 어디인지도 모른 채

어둔 세상은 모두 잠들고 나의 숨소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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