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퍼스트 시즌6 성장과 확장의 에세이 4회 차 참가후기
쫄깃한 문장을 펼치는 글, 똑똑해지는 느낌을 심어주는 글, 흐름이 유려한 글 등등. 모든 작가는 제각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수많은 에세이 중 '내가 좋아하는 에세이' 한 편을 필사한 뒤 모두에게 소개한다. 각자 한 편씩 가져오니 어느새 열 편 남짓의 글이 단톡방에 쌓였다. 다른 사람이 올려준 글을 읽어 보니 내 취향이 아닌 것도 있고, 몰랐던 작가님의 글도 있었다. 이런 기회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겠지. 한 편 한 편 밑줄치고 읽으며 모임을 기다렸다.
드디어 목요일 퇴근 후 저녁시간, 오늘도 은은한 불빛이 들어오는 모임공간에 빙 둘러앉았다. 마주 보고 앉은 얼굴들이 어느새 익숙하다.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것도 아니고 같은 공간을 공유한 게 4번뿐인데 이미 많이 친해진 기분이다. (아마 내가 극 외향형 인간이라 그럴 수도 있다)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쓰고 싶은 것을 나누는 공동체라 더 그런 기분이 드는 걸까.
오늘 함께 본 14편, 에세이의 바다에서 선택받은 14편이 어떤 글이냐 하면! 이슬아 <소심한 사람이 보내는 이메일>, 목정원 <어느 미래에 당신이 없을 것이라고>, 에리카 <그 집 딸이 그랬잖아요>, 김혼비 <누군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나무들까지도 알고 있네>, 이기주 <헤아림 위에 피는 위로라는 꽃>, 김민철 <무정형의 삶>, 이반지하 <인구와 주택과 총조사>, 문상훈 <웃음은 낮에 유행은 밤에>, 박완서 <엄마의 마지막 유머>, 김훈 <밥벌이의 지겨움>, 김홍중 <은둔기계>, 이슬아 <흩어지는 자아>, 서안 <호수의 삶>, 한강 <북향정원>이 바로 주인공들이었다.
돌아가면서 이 글을 선택한 이유, 닮고 싶은 점, 마음에 들었던 문장을 공유했다. 동시에 지난 3회 차에서 강조되었던 에세이의 형식(제목, 첫 문단과 마지막 문단, 주제의식, 소재, 핵심문단)도 찾아보며 작가의 시선에서 읽어보려고 노력했다. 마냥 좋았던 글도 '내가 왜 좋았지?'하고 질문하며 다시 읽고, '작가가 왜 이렇게 글을 썼을까?' 생각하며 읽으니 훨씬 촘촘한 문장의 결을 느낄 수 있었다.
후루루룩 대충 삼키는 게 아니라 꼭꼭 씹어먹는 기분이 들었다. 글을 옮겨 적을 때부터 마냥 읽는 것과 쓰는 것은 다르구나 싶었는데, 좋은 이유를 찾아가며 읽으니 한 편도 허투루 보이지 않았다. 에세이 한 편씩 꼼꼼하게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앞서 소개된 14편의 글을 크게 4가지 특징 정도로 나눠 살펴볼 수 있었다.
첫 문장으로 독자를 훅 끌어당기는 글
에세이의 형식에 정석적으로 잘 맞는 글
작가 자체의 매력이 높았던 글
문장의 가독성이 높은 글
물론 이런 특징을 중첩해서 가진 글도 있고,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글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글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었다. 아주 세밀한 묘사였다. 작가랑 일면식이 없어도 '이 에세이 소개하고 싶어요' 하며 가져온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글과 맞닿을 수 있었기 때문이고,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바로 디테일이었다. 정문정 선생님은 오늘도 디테일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언급했다. 동시에 에세이 작가의 덕목(?)에 대해서도 코멘트를 남겼다.
에세이는 나만의 경험과 해석을 꾸준히 밀고 나가는 힘이 필요하다. 챗 지피티의 글이 흘러넘치는 세상일수록 작가만이 가진 경험과 그 경험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각광받을 테다. 쓰는 동안 내글구려병에 걸려 '아앗.. 내 글은 정말 구려.. 누가 읽어줄까?' 시름시름 앓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 있다. 내 글이 필요한 사람도 분명 있다.
그래. 내가 남기는 브런치 후기에도 라이킷이 열개쯤 눌린다. 그냥 막 쓰고 있는 건데도..ㅎ 다음 회차를 신청하는 사람들에게 이 후기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시간은 드디어 글을 쓰고, 서로 합평을 한다. 글의 주제는 가족. 절반씩 A팀과 B팀으로 나눠 A팀이 우선 글을 쓰고 B팀은 그다음 주에 쓴다. 합평 전 중요한 것은 미리 읽고 와야 한다는 것! 충실한 작가이자 동시에 충실한 독자가 되어야 하는 시간이다. 합평을 할 때는 무엇이 좋았는지, 어떤 것을 보완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꼼꼼하게 얘기해야 하니까 충실히 읽는 것은 필수겠다.
A조라 얼른 글을 써야 하는데 아직 소재만 머리에 둥둥 떠다니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으려나. 내 글도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으려나.
>> 이어지는 5회 차 후기 https://brunch.co.kr/@jsojeong246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