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와 광화문에서 우리가 봐야 할 것들
구조와 주체 중 무엇이 중요할까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구조와 주체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학교와 학생, 회사와 회사원 등등, 어느 시점에는 주체로서 의견을 내고 투쟁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구조의 한축이 되어 기존의 구조를 유지하려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검찰개혁'을 둘러싼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서초동에서는 개혁의 대상인 검찰의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광화문에서는 개혁을 실행 하려고 하는 주체인 조국 법무부 장관의 대한 비판이 주된 집회 안에서의 목소리 이다.
우리 옛 말에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금까지 검찰의 대한 개혁의 목소리는 많았고 개혁의 움직임도 있었지만 그 움직임이 시대적 요구, 국민의 요구에는 못미쳐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간 검찰은 행정부와 국민들을 향해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말을 끊임없이 해 왔다.
'알아서 할게요.' 이 말은 학창시절 사춘기 학생이 부모님께 자주 하는 말 중에 하나이다. 나 또한 적지 않게 써 왔던 것 같다.
이 말의 의미는 '나의 의견, 나의 주체성을 인정해 주세요. 그러면 스스로 행동하고 변하겠습니다. ' 이다.
하지만 이 의미처럼 이 말을 하고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까 싶다. 물론 '아예 없다.'라는 말은 아니다. 그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을 타자화 하여 객관적으로 봐 줄 수 있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분들이 학창시절에는 부모님과 선생님 이였고,
사회 안에서는 국민과 권한을 가진 조정 기관일 것이다.
내일도 집회는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집회 사이에서 구조와 주체를 둘러싼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선 순위이다. 지금 해야 하는 것은 구조의 개혁이다. 모든 일에는 시기라는 것이 있다. 그 시기는 요구의 결집이 강해졌고, 그 이행의 주체의 의지가 결합되었을 때 이다.
국민들의 요구와 이행 주체인 행정부의 의지가 결합된 지금이 결국 개혁의 최적기 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님은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닌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못한다면 이는 이후의 장관 임명에는 영향을 줄 것이다.'
모든 시민들에게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고, 확정되지 않은 혐의에 대해서 공표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준이 엄격히 정해져 있다.
이는 지금 정치권이 피의사실공표죄의 대한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피의사실공표로 인한 피해 사례를 많이 봐 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지금 법무부와 검찰이 해야 하는 것은 법무부는 검찰의 개혁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검찰은 여러 의혹에 대한 조사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광화문과 서초동 집회의 정치인들의 참여는 자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집회에 정치인들이 참여함으로써 사실과 진실, 정당성 보다는 이념의 대립으로 모든 중요한 사안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은 빠르게 이 사안에 대한 토론과 협의 , 대안을 국민들에게 제시해 주는 일이다.
다시한번 더 늦기 전에 검찰 개혁이 이뤄져서 검찰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사회적 피해와 국민적 피해가 줄어들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