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간의 마음여행 (3)

인도성지순례

by 서단 정선옥


잠은 잘 자?

밥은 잘 먹고?

카톡으로 남편이 연신 묻는다.

먹고 자는 거보다 옆에 사람들이 힘들어!

라는 말이 나오는 걸 꾹 참는다.


9명의 조원들 중에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모두 이상해 보인다.

잔소리가 심해보이는 분,

너무 고지식해 보이는 조장,

엄살이 심해보이는 분,

맡은 일 안 하면서 오히려 챙겨주어야 되는 남자분,

승부욕 강해 보이는 분,


계속 마음 나누기를 통해 소통을 하니 조금씩 다름을 인정하게 되지만 분별심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소통이 중요하다는 생각과 남들에게만 잣대를 들이대고 나 스스로에게는 관대하다는 알아차림을 한다.



오늘도 새벽 4시에 기상해서 버스로 라즈기르로 향한다. 다행히 양질의 잠을 잤더니 컨디션이 좋다.

아침 일찍 부스럭대던 옆자리 도반은 최대한 조용히 해줬다.(기상시간 전에 조용히 하라는 전체 공지가

있었다)



왕사성이라고도 불리는 라즈기르는 8대 성지의 하나로 부처님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스승 2명을 만났고 법화경의 무대인 영축산이 있고

불교 최초 사원 죽림정사가 있다. 성지에 도착하면 예불과 경전 독송을 하고 스님의 법문을 듣는다.

새벽에 일어나 강행군을 해서 잠이 자꾸 몰려와서 잠과의 전투이다.



순례자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거리에 물건을 파는 호객꾼도 많고 걸인들도 상당히 많이 나왔다.

걸인들은 첫날부터 몰려왔는데 아이들에게는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한 명이 주기시작하면 떼로 몰려와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된다고 절대 돈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받았다.

내 눈에는 걸인들이 상당히 많다고 느꼈는데 예전보다는 숫자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최초의 불교사원 죽림정사와 법을 결집했다는 칠엽굴로 향했다. 몸은 상당히 힘들었는데 쾌적한 (인도는 먼지가 상당해서 도로의 나뭇잎들은 두꺼운 먼지로 뒤덮여 있다) 공원 같은 죽림정사에서 오랜만에 힐링의 기분을 느끼니 살 것 같다.

자연이 주는 위로는 인도에서도 여전하다.











아직까지는 조원들과도 무난하다.

뺀 질 된다고 느껴지는 남자분이 혹시 성정체성이 여자 아닐까?라는 짐작을 해봤다. 외모뿐만이 아니라 성격도 상당히 여성스러운데 좀처럼 대화를 나누고 싶어지지는 않는다. 짐 싸기가 조금은 익숙해졌는데 수저세트를 빼먹고 도시락을 챙기는 우를 범했다.

어느 순간 나는 더 이상 관계나 조원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기로 마음이 흘렀다.

그러니 좀 더 법문이 들리고 내게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훨씬 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