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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승 Sep 09. 2020

시장조사는 자만의 함정을 피하는 필살기

- 시장조사 대강하면  확실히 망한다.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CB인사이트(CBinsight)’가 2018년에 내놓은 보고서를 읽은 적이 있다. 최근 실패한 135개의 스타트업을 분석해서 그 실패 원인을 조사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실패 원인을 구체적으로 조사해서 통계화한 자료는 아직 없지만, 읽다 보니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요인은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 보고서가 조사한 스타트업 실패 원인 1위는 뭐였을까? 바로 수요가 없는 시장이었다. 무려 42%의 기업들이 수요가 없는 시장에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출시해서 쓴맛을 봤다는 얘기다. 나도 여러 창업가들과 투자자들을 만나다 보니, 특히 기술 기반 창업에서 이런 사례를 많이 보게 된다. 개발자나 창업자가 생각하는 제품의 기술 수준과 고객이 받아들이는 제품의 기술 수준에 갭(gap)이 생겨서 실제 수요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이다. 특히 세계 최고, 세계 최초의 기술이라는 자아도취에 젖어 자신의 사업을 객관화하지 못하거나 전문가의 함정에 빠져 버린 채 시장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는, 실패의 경우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결국, 마켓이 원하느냐가 핵심이다.

 사실 필자도 처음 창업 당시 시장조사에 있어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또 마음 한편으로는 우리 기술이 완성되어 나오기만 하면 이를 필요로 하는 시장과 고객이 더 많이 생겨나리라 막연히 자신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철저하지 못한 시장조사는 결국 사업이 전개되다 보면 그 허름한 틈새가 더욱 벌어져 스타트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 마련이다. 필자가 창업한 기업의 경우 그런 상황에서 신속한 판단을 내리고, 린(lean)하게 움직여서 피봇(pivot)을 단행했기에 현재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시장조사를 더 철저히 했더라면 겪지 않아도 될 어려움이지 않았나 싶다. 결국 핵심은 개발 초기의 시장조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행여 시장조사와 다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속적인 피봇 능력이 뒷받침돼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피봇의 중요성은 해당 챕터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겠다).

 사실 필자의 회사도 아직 그러한 확신을 단정하기엔 모자란 부분이 여전히 존재한다. 매출이 본격화되기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시장조사는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 걸까? 초기 스타트업들의 경우, 시장조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경우가 많을 것이다. 특히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시장조사는 막연할 수밖에 없다. 이때는 단계별로 사업 범위를 고려해서 시장을 설정하고, 규모를 추정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다.

 TAM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진입하고자 하는 전체 시장의 크기로, 이를 추정하는 것은 비교적 어렵지 않다. 공개된 자료나 보고서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측정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이 초기에 접근하기에는 너무 큰 시장이다. 두 번째, SAM은 전체 시장 중에서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도달 가능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유효 시장의 규모를 추정하는 것부터가 많은 노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기존의 조사된 자료들을 재분류하고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파악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세 번째, SOM은 수익 시장으로서, 유효 시장 중에서 실제 확보 가능한 시장! 즉, 초기 스타트업들이 가장 먼저 집중해야 하는 ‘생존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 SOM 시장을 잡아서 일정 규모의 수익을 확보해야 다음 단계 시장으로의 진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핵심 타깃을 제대로 파악해서 사업 초기에 바로 수익이 나올 수 있는 시장 규모를 제대로 유추해야 생존의 발판이 마련된다. 그리고 이 SOM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계산해서 찾아내는 것뿐 아니라, 발견하고 발품을 팔면서 찾아내야 한다.

 시장분석을 위한 데이터와 자료 확보 방법은, 일차적으로는 포털사이트에서 다양한 키워드로 검색하고 자료를 탐색하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검색으로 내 사업에 대한 명확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면 보다 전문적인 탐색을 해야 한다. 각종 국내외 논문,학술지, 민간경제연구소 자료, 각 산업별 협회 자료, 통계청 자료등… 손품과 발품이 필수다.


<시장분석 데이터 확보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
이외에도 시장조사의 자료 확보를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사이트를 알려드리고자 한다.


@소셜 메트릭스(섬트렌드)
이 사이트는 블로그, 트위터,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등에서 수집한 소셜빅데이터를 토대로 키워드에 대한 △반응 추이 △연관어 △기관별 연관어 △감성 분석 △키워드 비교 분석 등 다양한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이를 활용하면 전 산업군에 대한 △시장조사 △브랜드 조사 △캠페인 반응 분석 및 전략 수립 △트렌드 분석 △이슈 분석 등이 가능해진다. 초기 사업자의 경우, 섬트렌드에 들어가서 궁금한 키워드를 넣으면 이와 관련된 연관검색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고객들의 검색량 추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데이터들은 자신의 서비스에 대한 시장조사 근거자료는 물론, 소비자의 관심사와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네이버 광고 관리
이 사이트는 네이버 키워드광고, 배너광고를 관리하는 광고주들을 위한 사이트이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탈 네이버에서 해당 아이템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숫자와 누가 검색하는지를 알 수 있다. 특정 기간 동안의 검색량 추이, 연령별 남녀별 검색추이도 확인 가능하며, 이는 실시간 빅데이터이기 때문에 시장분석에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다.


@ 네이버 데이터랩
이 사이트는 분야별 인기검색어, 급상승 트래킹, 지역 통계, 공공데이터 등 온라인 검색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이 사이트에서는 최대 20개의 키워드를 넣으면서, 다양한 키워드들의 비교분석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경쟁사 분석에도 유용한데, 경쟁사들의 이름을 여러 개 넣어 분석해 보면 어떤 기업이 온라인상에서 고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지 등의 파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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