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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승 Mar 05. 2021

NO!라는 단호한 거절

-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것이 상대방을 더 편하게 한다

현명한 거절은 상대를 바른 길로 이끌게 한다.

거절은 궁극적으로 서로를 편하게 한다.
빠르게 내 의사와 생각을 피력하는 것이 차라리 서로의 관계를 계속 유지시켜주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게 하는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어떤 사석의 모임에 아는 후배가 여러사람 앞에서 다양한 인맥을 자랑처럼 이야기 하다가 후회스럽게 하는 이야기를 듣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가장 잘 하는 일 중 하나가 연결이고, 내가 가장 못 하는 일 중 하나가 거절이다."라면서 이제는 Yes맨이 아닌 거절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자신만의 약속을 공개석상에 밝히는 모습을 보면서 이전에 내가 겪었던 일화를 떠올리게 되었다.


 필자의 젊은시절 미국령 남태평양 괌지사 근무 시절의 이야기다. 선적을 위해 어렵지 않는(내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으로) 부탁을 현지 무역 상선 선사에 젊은 마이클대표에게 간곡하고도 정중하게 요청을 한적이 있다. 우리의 수출 상품 납기 기한이 빠듯하여 순서를 조금 바꾸어 선적을 부탁한다는 이야기 였다. 그를 만나기전 상상을 해보았다. 이 정도 수준의 부탁은 쉽게 수용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를 만나고 나의 생각이 매우 주관적이고 이기적인 생각일 뿐이었다는 점을 즉시 느끼게 되었다. 나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 젊은 미국인 대표는 대답이 단 한마디 였다. 아주 빠르게 ."No"  라고. 내가 세상에서 들은 이야기 중 제일 비수같은 이야기로 기억될 정도였다. 지금도 그때 그의 입모습과 눈빛을 기억하고 있다. No라는 한단어가 어떤 무게감을 주는 것인지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이후 내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 단어이기도 했다. 나도 살면서 어떤 제안이나 결정을 할때 가끔씩 그때를 떠올리면 No라는 대답을 흉내내곤 했었다.


 그당시 거듭 부탁할 시간을 채주지도 않고. 단호한 그의 대답에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뭉개진  자존심을 추스리고 돌아서 나오면서 그와의 대화를 되돌려보았다. 그는 원칙과 룰을 지켰을 뿐 그의 표현과 행동이 잘 못 된것 없었다. 단지 나의 요구가 규정을 바꾸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었을 뿐. 이후 사람과 대면하는 나의 업무 방식을 바꾸는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의 단호한 거절이 나를 바른 길로 이끌게 해주었다.  시쳇말로 그날의 민망함과 쪽팔림으로 더 일을 챙기고 실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몇곱절을 더했고, 특히 그 미국 선사 마이클과의 업무에서는 신중함을 더해 일을 하게 되었다. 그로인해 스스로 디테일해지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아니"라고 말하기 , 우리가 살면서 면전에서 말하기가 참 어려운 일이다. 단호히 No라고 외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서로 많이 알아온 지인 관계나 갑과 을의 위치, 선후배 사이, 친한 친구 .등등 그들의 거절을 일언지하에 거부하고, 반항한다는 것은 순리를 역행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이다. 동방예의지국에서 유교문화에 익숙한 우리들로써는 감히 쉽지 않는 의사 표현이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의 요청에 No라는 말대신 "최선다 해보겠습니다."라던가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라고 얼버무리고 만다. 이미 마음 속 NO라고 정해두고서. 하지만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은 거절에 신중해야 한다. 내가 꼭 해야 할일은 우리는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반면에 정작 거절할 일은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왜냐면 0표 x표가 명확하니까.


 며칠 전 사석에서 후배에게  나의 젊은 날 경험담을 이야기 해주었다. 나의 이야기를 듣고 이제 이전과 달리 거절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며 당당히 이야기를 건내왔다. "예전엔 거절을 잘 못 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좋은 거절에 대해 가끔 생각하고 실천하려 노력한다. "라고. 그나마 이제라도 깨우친 현명해진 후배가 다행스럽다.상대방이 누구던지 그들의 요청이나 부탁을 거부하는 일이 없었던 그에게 이런 응원의 멘트를 던지고 싶었다.
 "어렵더라도 아니다 싶은 건 처음에 거절하는 게 맞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은 끝까지 발이 아프기 때문에."


 그래서 애당초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상대방의 생각을 듣고 내가 현명하게 판단하고 정중히 No라고 대답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옳바른 길을 가게 한다. 그리고 그들은 좀 더 그들에게 맞는 옷과 신발을 찾게 될 것이다.

나도 상대방도 fit에 어울리지 않는 치장은 아무래도 불편해보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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