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DX 전쟁 중
1. 전국에 축구장 560개 규모 디지털 물류센터…배송 '1초 전쟁' 확산
이마트 'DX 첨병' 네오 물류센터
완전 냉장상태서 상품 배송 인기
롯데마트, 점포 천장에 레일 깔아
장바구니가 두 시간 내 집으로
'DX 과실' 수확하는 대형마트
'쓱배송' 하루 9만→16만건 늘어
홈플러스 온라인 매출 年20% 쑥
- 대형마트 물류 DX의 현주소
바스켓에 담긴 상품을 옮기는 근무자들이 주문 내용을 확인할 필요도 없다. 자기 앞으로 온 상품을 집어 불이 들어온 칸에 수량대로 옮겨 담기만 하면 된다.
사람이 상품을 찾는 대신 상품이 사람을 찾아가는 ‘GTP(good to person) 시스템’이 적용된 덕분에 가능해진 일이다. 장바구니 하나를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6초에 불과하다.
시간당 2400박스, 하루 3만5000박스에 달하는 물량이 처리된다. 신선식품이 보관된 네오003 3층은 ‘한국에서 가장 큰 냉장고’로도 불린다. 8200㎡ 넓이의 한 층 전체가 365일 10도 이하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네오003 물류센터(SSG)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 물류 전쟁의 일단일 뿐이다. 쿠팡, 컬리, SSG닷컴, 롯데마트 4개사가 전국에 운영하는 물류센터의 총면적은 400만㎡에 이른다. 축구장 560개를 합친 규모다.
- 확산하는 최첨단 배송 기술
이마트는 기존의 점포를 소규모 물류센터로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점포의 유휴공간을 물류시설인 ‘PP센터’로 탈바꿈시키는 중이다. 노후 점포를 리모델링할 땐 매장 내 공간을 정비하는 만큼이나 PP센터용 공간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인다.
PP센터에는 이마트가 2014년부터 네오 물류센터를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녹아 있다. 상품을 레일 위에 올리기만 하면 배송지역별로 알아서 스캔해 분류하는 ‘자동화 소터’, 포장 작업자가 주문 내용을 확인할 필요 없이 상품을 스캔해 바구니에 담는 ‘자동화 패킹 시스템(DAS)’ 등이 모두 네오 물류센터에서의 검증을 거쳐 이식된 기술이다.
롯데마트는 점포 천장에 레일을 깔고 있다. 온라인 주문에 1초라도 더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롯데마트의 물류거점 혁신 매장 ‘스마트스토어’에선 매장 안에 설치된 수직 리프트를 타고 올라간 장바구니가 천장에 달린 레일을 타고 점포 뒤 포장 공간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주문이 이뤄진 뒤 30분 이내에 상품이 포장된다. 두 시간 안에 집 앞으로 배송하는 게 가능하다.
홈플러스에선 ‘주부9단’ 사원들로 구성된 피커(장보기 전문사원)들이 DX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피커들은 ‘내가 소비자라면 이 상품을 사겠는가(WIBIT·Would I buy It)’라는 원칙에 맞춰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최적의 동선에 따라 카트에 담아 포장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업체가 리뷰 등 빅데이터를 통해 이용자의 성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면 다른 서비스를 론칭하거나 사업을 다각화할 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