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토종 치과 구강스캐너 기업인 메디트를 3조원대에 인수한다. 지난해 8월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휴젤을 인수한 지 1년 만에 또다시 ‘빅딜’에 성공했다.
메디트는 3차원(3D) 치과용 구강 스캐너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GS그룹이 메디트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GS는 그동안 정유·에너지 중심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신사업 진출을 다각도로 추진했다. 지난해 1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휴젤을 인수한 것도 이런 사업 방향의 일환이었다.
칼라일은 GS의 ‘우군’으로 나섰다. 칼라일은 세계 3대 사모펀드(PEF)로 꼽힌다. 칼라일은 메디트 인수 시도 두 번째 만에 거래를 성사시켰다.
메디트는 유니슨캐피탈에 인수된 뒤 글로벌 구강스캐너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3위권 회사로 빠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영업망 조직을 신설하는 등 해외 영업을 적극 확장한 결과다.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이익률을 높였다. 매출은 유니슨이 인수한 2019년 722억원에서 지난해 1906억원으로 뛰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같은 기간 367억원에서 1039억원으로 증가했다.
PF 경색에 미분양 속출까지…수도권 아파트 30%대 계약률 '쇼크'
건설사 자금 확보 비상
분양률 70% 못 넘기면 사업 난항
미착공 현장 대거 포기할 수도
2금융권까지 도미노 부실 우려
지방 이어 수도권도 침체
평촌두산위브더프라임 분양 쓴맛
수도권 외곽은 0점대 청약 경쟁률
전국 미분양 8개월 새 두 배 급증
사업 초기 부동산PF로 자금을 확보한 후 일반분양을 통해 공사비와 PF를 상환하는 사업 특성상 일반분양률이 50%를 밑돌 경우 자금압박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 미분양이 급증하면 캐피털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부동산 PF로 위기가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무상황 꼬이는 건설사들
건설사의 재무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파트 현장 초기 분양률이 지방에선 50%, 수도권에선 60~70%가 넘어야 공사비를 온전히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땅값과 초기 사업비는 PF대출로 충당하지만, 이후엔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아 하도급 대금을 주는 방식으로 현장을 돌린다. 분양이 안 될 경우 건설사 자체 자금을 투입해 주택을 완공해야 하며, 준공 후 미분양으로 이어지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역시 일반분양이 자금 확보의 핵심이다. 조합원은 공사 단계에선 땅을 내놓을 뿐 추가분담금은 사후에 정산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PF 유동화 증권 차환에 실패해 7000억원을 떠안게 된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들도 최근의 분양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건설사가 계약을 타절하면 대출해준 캐피털, 저축은행의 손실로 곧바로 이어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캐피털·카드 등 여신 전문사의 PF대출 규모는 26조9000억원, 저축은행은 10조80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브리지론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PF 안정화 대책 나오며 반등 성공
레고랜드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에 급락하던 건설주와 증권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정부가 단기자금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 50조원 이상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책을 내놓으면서다. “최악은 피했다”는 안도감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건설주와 증권주의 악재로 꼽히던 유동성 위기가 다소 누그러진 영향이다. 정부는 전날 발표한 ‘50조원+α’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채 및 단기자금 시장에 적극 개입할 의지를 내비쳤다.
시장은 '시황제' 등극을 반기지 않았다. 24일 아시아 증시가 랠리를 펼친 가운데 중화권 증시만 일제히 폭락했다. 홍콩 증시는 장중 6% 넘게 폭락하며 공포에 짓눌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에 대한 우려 속에 부동산 경기 하락과 정치 리스크 등이 부각되며 항셍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폭락했다.
시진핑 집권 3기 최고지도부에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열이 모두 사라진 것이 시장 불안감을 자극했다는 얘기다. 공청단 계열로 친시장주의자로 분류되는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의 은퇴가 결정됐고 공청단 차기 주자였던 후춘화 부총리도 시진핑 3기 지도부에서 완전히 배재됐다.
개혁개방 성향으로 시장에 중점을 뒀던 공청단은 시 주석 집권기간에 그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파벌이었다. 실제 리 총리는 시 주석이 강조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이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만큼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시 주석과의 불화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시진핑 집권 3기에 공청단이 사실상 와해되면서 앞으로 중국에서 반시장 정서가 더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리창 당서기의 총리 발탁은 시진핑 주석 최대 치적 중 하나로 꼽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의 지속성과도 연계된다. 리창 당서기가 중국 2분기 성장률 쇼크를 야기했던 상하이 도시 봉쇄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두 달이 넘게 상하이가 봉쇄되면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야기됐음에도 시 주석이 리창 당서기를 총리로 내정한 것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홍콩의 고정환율제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달러에 고정하기 위해 본토와 무관하게 금리를 굉장히 많이 올려야 하는데 이것이 홍콩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투기 자본은 홍콩의 이러한 환율 방어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금융 시스템에 대한 공격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