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는 사람을 바꾸라

꿈을 꾸는 사람들과 함께 하자

by 쏘냐 정

"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세 가지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 세 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은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

아모에 겐이치가 [난문쾌답]에서 한 말이라고 한다.


소소한 습관들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시간을 달리 쓰는 것에 발을 들였다. 아직 내가 완벽히 시간을 잘 쓰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전과는 다르게 쓰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믿는다. 그다음으로 나는 새로운 사람을 사귀기 시작했다. '매력 습관 만들기' 수업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그 시작이었다. 발을 떼었더니 그곳에는 나보다 먼저 발을 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나보다 몇 걸음 성큼성큼 먼저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 먼저 이룬 사람들은 나와 다른 사람들이라 어울리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들은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일단 발을 들이고 움직이다보니 이런 강의나 모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그간 관심이 없어 몰랐던 것들.)


어떤 날은 주눅 들기도 했다. 내가 알던 것보다 멋진 엄마들이, 멋진 여성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런데 그들이 나도 멋지다 말해주었다.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다.


사실 내가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했던 가장 큰 고민은 일에 복귀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지금에 와서 다시 마케팅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해본 게 그것뿐이니 다시 마케팅 언저리를 기웃거려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 그런데 회사를 그만둘 때의 호기로운 내가 가졌던 가치관과 너무 달라서 고민이 되었다. 첫째는 이제 7살이라지만 둘째는 아직 3살. 하원 후에는 오롯이 함께하는 엄마이고 싶었다. 내 성향 상 시간을 정해놓는다고 해서 할 일이 남았는데 그저 내려놓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의 행복을 위해 아이들의 행복을 저당 잡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한 번 더 생각하니 그게 과연 내가 진짜 행복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저 일을 하는 여자라는 그 가면이었던 것은 아닌가. 거기까지 고민을 하고 찾았던 그 날의 강의장에서 나의 멘토는 답을 주었다.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라면 망설이고 있지 않을 거라고. 아, 그렇구나. 애써 외면했던 진실이었다. 적어도 지금 진짜 행복은 거기에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럼 나는 무엇을 할 때 진짜 행복할까. '엄마'라는 답이 나왔다. 그랬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가진 가면 중 '엄마'라는 가면이 제일 초라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초라하지 않다고 박박 우겨왔지만 무의식은 그렇게 느끼고 있었나 보다. 그걸 깨닫는 순간 새로운 결심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전업 엄마'라는 내 아이덴티티를 인정하고 사랑하자. 다시 거슬러 올라가면 내가 진짜 불편했던 건 전업주부라는 명칭이었다. 나는 주부 역할이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았다. 나는 주부 역할에 재능이 없는 사람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좋은 엄마라는 자신이 있었지만, 주부가 해야 할 것들에 부족했기에 엄마 성적 역시 형편없다 여겨졌다. 그걸 분리해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 날부터 나는 나를 '전업주부'가 아닌 '전업 엄마'라고 소개하기 시작했다.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졌다.


'전업 엄마'인 나는 더 멋진 직업을 가진 여성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았다. 남들은 직장생활도 엄마 역할도 다 해내고 있다지만 뭐 그럼 어떤가. 나는 '엄마'라는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걸. 내가 행복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날들을 이렇게 잘 채워나가고 있는걸. 오히려 멋진 여성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워졌다. 그들에게서 얻는 에너지가 좋았다. 엄마라는 역할에 매몰되어 있던 나에게 신선한 세상이 펼쳐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에 언급한 적 있었던, 당당하게 전업 엄마라고 소개하던 날. 나는 오히려 부러움을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당당함은 누군가가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모범생으로 학교를 다니면서, 회사에서 더 나은 결과를 내놓으려 애쓰면서, 나는 남의 평가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엄마가 되어 누군가에게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었다. 그런데 내가 나를 훌륭한 '전업 엄마'라고 평가하면서 나는 자유로워졌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건. 더 멋진 사람들을 만난다는 건, 그래서 멋진 일이었다. 그들에게 배운 만큼 나도 적용시켜 가며 더 멋진 사람이 될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까. 당장 오늘은 그렇지 않더라도 쌓여가는 하루하루가 나를 만들어 간다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으니까. 그 안에서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알게 됨과 동시에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으니까.


안주를 말하는 사람보다 발전을 말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어두운 면을 보는 사람보다 빛나는 것을 찾아내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그리고 그들에게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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