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꼬마의 정의
중국집에서 주말 외식을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짜장면 짬뽕에, 그 식당의 시그니처라는 버터탕수육, 그리고 엄마의 최애 레몬크림 새우까지 골고루 주문하고 먹다 보니 필요해지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탄산음료. 사이다를 하나 주문했더니 스프라이트가 나온다.
"역시 스프라이트보다는 칠성사이다. 한국 사람 입에는 칠성사이다가 맞는 것 같아."
남편의 말에 나는 의아해진다. 먹는 것에 영 둔한 나에게는, 스프라이트나 칠성 사이다나 똑같이 투명하고 달달한 탄산이다. 당최 무슨 차이가 있어 '스프라이트냐 칠성사이다냐'를 따지나 싶다.
"그래? 두 개가 어떻게 다른데?"
"그게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뭔가 다른 맛이 있어."
칠성 사이다가 더 맛있다는 말을 자주 하는지라, 남편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있는 건 아닌가 가끔 생각했던 터였다. '그것 봐, 실제로는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거라고.'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한번 더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음, 스프라이트가 좀 더 단가?"
"아니야, 달긴 칠성 사이다가 더 달아."
"아, 그래?"
그때, 옆에서 스프라이트를 홀짝이던 둘째가 훅 치고 들어왔다.
"오, 그거야, 그거. 탄산 때문에 단맛이 안 느껴지는... 칠성사이다가 탄산과 단맛의 조화가 훨씬 좋아."
그 순간, 다시 한번 둘째의 명쾌한 한 마디.
이 말을 듣고 스프라이트를 한 모금 마셔보니 무슨 말인지 알겠다. 스프라이트와 칠성사이다의 차이를 이제야 정확히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