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둘째가 수줍게 물었다.
"엄마, 초등학교 친구와 결혼할 확률은 적겠지?"
자기 관심사에만 지나치게 몰입하는 아이라서 '설마' 싶었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기엔 본인 공사가 다망한 아이 었으니까.
"왜? 혹시 결혼하고 싶은 친구가 생겼어?"
"응."
그러더니 이내 편안한 표정을 가장하고 말한다.
"그래. 확률이 낮겠지. 결혼하지 못할 확률이 99%는 될 거야."
보일 듯 말 듯 끄덕이는 고개는 '그래. 그래. 괜찮아.' 말하는 듯 보였다.
그때, 낭만이라고는 없는 초등 6학년 첫째가 말한다.
"크고 나면 그 친구 기억도 안 날 확률도 99%는 될걸.
나는 2학년 때 친구도 생각이 안 나."
과연, 그럴까?
20년 후쯤 이 대화를 보여주며 우리 함께 낄낄거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