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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냐 정 Mar 09. 2020

엄마, 그럴 때 나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8세 아들의 감동 어록

 지금 8살인 첫째는 5살 때 처음 잠자리를 분리했다. 하지만 그땐 아빠가 같이 자는 날이 더 많았다. 6살이 되어서는 이사하면서 새로 방을 만들어줬고 이제 재우고 나오면 혼자 쭉 잘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7살, 한단계 더 발전해서 굿나잇 인사를 하고 혼자 들어가서 자는게 가능해졌다. 그 후로는 쭉 혼자 자고 있다.


 하지만 8살도 아직 아기. 게다가 4살 동생은 엄마나 아빠가 재워주는걸 보니 그게 부러운 형아. " 오늘은 엄마가 (혹은 아빠가) 재워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날들이 많다. 그래서 몇일 전, 그날도 아이 옆에 슬그머니 누웠는데 아이가 슬금슬금 와서 딱 붙더니 말한다. "엄마 뽀뽀해 줘."


 지난번 글에서 나는 마구마구 뽀뽀하는 엄마라고 쓴 적이 있는데 사실 내가 뽀뽀하는게 9 아이가 먼저 하는게 1 정도인지라, 아이가 먼저 뽀뽀해달라고 하면 여전히 감동받곤 한다. 이 날도 기분좋게 뽀뽀하려다가 그래도 지금 시국이 시국인지라, "근데 혹시 나쁜 병균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오늘은 볼에다가 뽀뽀하자." 했다. 그랬더니 아들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그냥 입뽀뽀하면 안되냐고 묻는다.


 그래서 "축복이도 엄마랑 뽀뽀하는거 좋아?" 물었는데 아들의 너무나 감동적인 대답. "응. 난 그럴 때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정말이지 너무나 뭉클한 기분. 몇번을 되묻고 "그렇구나."하며 맘껏 그 감동을 느꼈다. 내가 전하고 싶었던 나의 사랑과 따뜻함이, 마음이, 그 모든 것이 진짜로 전해졌구나 싶어서 참으로 따뜻해졌던 마음. 


 이렇게 문득문득 감동을 던지는 아들 덕분에 나는 오늘도 엄마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고마워. 아들.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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