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백서 1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요!"
커피를 마시며 만난 후배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의 열정은 충분히 느껴졌지만,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서, 그게 누구의 문제를 해결해주는데?"
후배는 잠시 멈칫했다. 사실 그는 아이디어 자체에 매료되어 있었을 뿐, 정작 그것이 해결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스타트업의 본질은 '문제 해결'이다
내가 첫 번째 스타트업을 시작했을 때, 나 역시 비슷한 실수를 했다. 멋진 기술, 세련된 UI,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이런 것들에 집착했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했다. 고객들은 내가 만든 '멋진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이 원한 건 단 하나,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스타트업은 기술업이 아니고,
디자인업도 아니며,
오직 문제 해결업이라는 것을.
고객 문제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생기는 일들
우리는 종종 "이런 게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이게 없어서 불편한 사람이 있을까?"다. 전자는 nice-to-have고, 후자는 must-have다. 스타트업은 must-have를 만들어야 한다.
문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솔루션도 명확할 수 없다. 결국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방향을 잃는다. 나는 이를 '피벗 지옥'이라고 부른다. 문제가 명확하면 솔루션이 틀려도 교정이 빠르지만, 문제 자체가 불명확하면 모든 게 흔들린다.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나요?"다.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하면, 그 다음 질문은 없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팀이 아무리 훌륭해도 마찬가지다.
진짜 문제를 찾는 방법
회의실에서 브레인스토밍만 해서는 진짜 문제를 찾을 수 없다. 나는 초기 스타트업을 할 때, 일주일에 최소 10명의 잠재 고객을 만났다. 그들의 작업 공간을 방문하고, 그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관찰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사람들이 말하는 문제와 실제 행동으로 드러나는 문제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고객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봐야 한다.
모든 문제가 비즈니스가 되는 건 아니다. 고객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낼 만큼, 시간을 투자할 만큼 아파야 한다.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를 지불하고 있나요?
이 문제 때문에 하루에 몇 시간을 낭비하나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기나요?
답변에서 구체적인 숫자와 감정이 나오면, 그건 진짜 문제다.
"모두를 위한 제품"은 사실 "아무도 위한 제품"이 되기 쉽다. 초기에는 타겟을 좁혀라. 한 명의 고객이라도 "이거 없이는 못 살겠어!"라고 말하게 만들어라. 그 한 명이 열 명이 되고, 백 명이 된다.
문제 중심 사고의 힘
문제에서 출발하면 모든 게 달라진다.
제품 기획 회의에서 "이 기능을 추가하면 어떨까?"가 아니라 "이게 어떤 문제를 해결하지?"를 묻게 된다. 우선순위를 정할 때도 "멋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아픈 문제"를 먼저 해결한다.
팀원들과의 소통도 쉬워진다. 기능 설명이 아니라 "우리는 고객의 이런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일한다"는 명확한 목표가 생긴다.
나의 실패, 그리고 교훈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도 여전히 가끔 이 원칙을 잊는다. 멋진 기술을 보면 "이걸로 뭔가 만들고 싶다"는 유혹에 빠진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첫 스타트업의 실패를 떠올린다.
당시 우리는 6개월 동안 "완벽한" 제품을 만들었다. 출시 후 첫 달 사용자는 27명이었다. 그 중 계속 사용한 사람은 3명. 우리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솔루션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 뼈아픈 경험이 나를 바꿔놓았다. 이제는 한 줄의 코드를 쓰기 전에, 한 장의 목업을 그리기 전에 묻는다.
"이게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
시작하는 당신에게
만약 지금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 글을 읽고 바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노트북을 덮고 밖으로 나가라. 당신이 해결하고 싶다는 문제를 가진 사람을 찾아라.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라. 무엇이 그들을 밤잠 못 이루게 하는지, 무엇이 그들의 하루를 비효율적으로 만드는지.
그 답을 찾는 순간, 당신의 스타트업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멋진 아이디어는 많다. 하지만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은 드물다. 당신의 스타트업이 후자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