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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창업 vs 공동창업, 정답 알려드림

by 정명훈

수백 명의 창업자들을 분석하며 발견한 흥미로운 패턴이 있습니다. 성공한 창업자들은 "혼자냐, 함께냐"보다 더 중요한 질문을 먼저 던졌다는 것입니다.


혼자 창업, 생각보다 외롭지 않습니다.


주변 창업자 중 40%는 혼자 시작했습니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케이스는 SaaS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김 대표였습니다. 3년 차에 연매출 5억을 달성했죠.


그의 성공 비결은 간단했습니다.


"저는 혼자가 아니었어요. 프리랜서 개발자 3명, 디자이너 2명과 프로젝트 단위로 일했습니다. 핵심 의사결정만 제가 했죠."


혼자 창업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고용'과 '파트너십'을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지분을 나누지 않되, 필요한 전문성은 외부에서 충분히 활용했습니다.


속도도 빨랐습니다. 제가 분석한 50개 스타트업 중, 혼자 창업한 경우 첫 제품 출시까지 평균 3.2개월이 걸렸습니다. 공동창업은 5.7개월이었죠. 회의와 조율에 시간을 쓰지 않은 차이였습니다.


특히 제품 방향을 빠르게 피벗해야 하는 초기 단계에서 이 속도 차이는 결정적이었습니다. 한 에듀테크 창업자는 6개월간 세 번의 피벗을 단행했습니다. "공동창업자가 있었다면 매번 설득하고 합의하느라 시간을 낭비했을 겁니다. 시장의 피드백에 즉각 반응할 수 있었던 게 생존 비결이었어요."


하지만 혼자 창업의 어두운 면도 있었습니다. 번아웃률이 공동창업 대비 2.3배 높았습니다.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던 박 대표는 1년 만에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불안했어요. 이게 맞나? 틀리면 어쩌나? 밤마다 고민했죠. 함께 고민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공동창업의 환상과 현실은 이렇습니다.


공동창업 팀 60개를 추적 조사했습니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2년 내 창업 멤버 구성이 바뀐 팀이 73%였습니다. 가장 많았던 이유는 '비전 차이'였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각자가 원하는 방향이 달라진 거죠. 한 명은 빠른 엑싯을, 다른 한 명은 장기 성장을 원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니, 갈등의 시작점은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첫 번째 위기는 '일의 강도 차이'에서 왔습니다.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에서는 창업자 A는 주 80시간, 창업자 B는 주 50시간을 일했습니다. 6개월 후 A가 폭발했죠. "나만 미친 듯이 일하는 것 같아요. 같은 지분을 가졌는데 이건 불공평합니다."


두 번째 위기는 '의사결정권'이었습니다. 명목상 공동대표였지만, 실제로는 한 사람이 모든 걸 결정했습니다. 나머지는 실무자에 불과했죠. 한 푸드테크 팀의 공동창업자는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공동창업자라고 하지만 사실상 직원이에요. 중요한 건 다 혼자 결정하더라고요. 그럴 거면 왜 지분을 나눠줬는지 모르겠어요."


세 번째 위기는 '금전 문제'였습니다. 초기엔 월급이 없으니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투자를 받고 나면 달라졌죠. 누가 얼마를 받을 것인가, 법인카드는 어떻게 쓸 것인가, 비용 처리는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한 패션 스타트업은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 개인 비용을 법인카드로 처리하면서 신뢰가 무너졌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유지되는 공동창업 팀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한 이커머스 스타트업 공동창업자들은 창업 전 함께 일한 경험이 3년 이상이었습니다. "서로의 일하는 방식을 너무 잘 알았어요.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예측 가능했죠. 창업은 결혼보다 어렵다고 하잖아요. 연애 기간이 길어야 합니다."


또 다른 팀은 창업 첫날 '창업자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지분 배분, 의사결정 프로세스, 갈등 해결 방법, 심지어 탈퇴 조건까지 명시했죠. "서로 신뢰하니까 계약서가 필요 없다는 건 착각이었어요. 오히려 신뢰하기 때문에 명확한 룰이 필요했습니다. 애매한 게 관계를 망치더라고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베스팅(vesting)' 조항을 넣은 팀들이었습니다. 지분을 한꺼번에 주는 게 아니라 4년간 나눠서 주는 겁니다. 중간에 나가면 받을 수 있는 지분이 줄어들죠.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말했습니다. "초기 열정만 믿고 지분을 다 나눠주면 나중에 후회합니다. 함께 가는 사람에게만 지분을 주는 시스템이 필요해요."




역할 분담이 명확하지 않으면 지옥입니다.


공동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할의 명확성'이었습니다. 제가 만난 실패한 팀들은 대부분 역할이 애매했습니다. 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공동창업자 3명 모두 개발자였습니다. "처음엔 개발 속도가 빨랐어요. 하지만 누가 세일즈를 할 건가요? 누가 투자 유치를 할 건가요? 결국 모두가 코드만 짜고 있더라고요."


반대로 성공한 팀들은 역할이 칼같이 나뉘어 있었습니다. 한 B2B SaaS 팀을 보면, CEO는 영업과 투자 유치, CTO는 제품 개발, COO는 운영과 채용을 맡았습니다. "회의 시간이 주 1시간이면 충분해요. 각자 맡은 영역에서 알아서 하니까요. 중요한 건 서로 믿고 맡기는 겁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의사결정 영역'을 명확히 한 팀들이었습니다. 한 게임 스타트업은 이런 룰이 있었습니다. "1천만 원 이하 지출은 각자 알아서, 1천만 원 이상은 전원 합의, 회사 방향성은 CEO 최종 결정." 명확한 기준이 있으니 갈등이 줄어들었죠.




투자자들은 뭐라고 할까요?


흥미롭게도 투자자들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한 시드 투자사 파트너는 말했습니다. "저희는 솔로 파운더(혼자 창업자)를 선호합니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지분 구조가 깔끔하고, 창업자 간 갈등이 없으니까요. 다만 그 한 명이 정말 뛰어나야 합니다."


반면 다른 VC는 정반대였습니다. "공동창업 팀만 투자합니다. 창업은 너무 힘들어요. 혼자서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또 한 사람이 모든 걸 잘하기는 불가능해요. 팀워크가 경쟁력입니다."


실제 투자 데이터를 보니 더 흥미로웠습니다. 시드 단계에서는 혼자 창업이 43%, 공동창업이 57%로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시리즈 A 이상에서는 공동창업 비율이 78%로 올라갔습니다.


한 시리즈 B 투자를 받은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초기엔 혼자 했어요. 빠르게 시장을 테스트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한계가 왔습니다. 그래서 최고의 동료들을 찾아 지분을 나눴죠. 늦게 합류했지만 창업 멤버로 대우했습니다."




나쁜 파트너의 징조들이 있어요.


많은 창업자들이 "누구와 함께 할까"보다 "함께 하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공동창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레드 플래그가 있습니다.


첫째, 돈 이야기를 회피하는 파트너. 한 창업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지분 얘기를 꺼내니까 '그런 거 신경 쓰지 말자, 우리 친구 아니야'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첫 번째 경고였어요. 결국 나중에 지분 문제로 크게 싸웠습니다."


둘째, 자기 약점을 인정하지 않는 파트너.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위험합니다. 정말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보완하려 합니다.


셋째, 과거 협업 경험이 없는 파트너. 함께 프로젝트를 해본 적이 없다면 최소 3개월은 함께 일해보세요. 한 창업자는 "친구라서 잘 맞을 줄 알았는데, 일하는 스타일이 완전히 달랐어요. 놀 때와 일할 때는 다른 사람이더라고요"라고 후회했습니다.


넷째, 헌신 수준이 다른 파트너. "나는 풀타임인데 상대는 투잡"이거나, "나는 무급인데 상대는 월급을 받으려 한다"면 문제입니다. 한 창업자는 "공동창업자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주 20시간만 일했어요. 나는 주 80시간 일하는데. 이건 공동창업이 아니라 파트타임 직원이에요"라고 분노했습니다.




질문을 바꿔야 답이 보입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잘못된 질문을 합니다. "혼자 할까, 같이 할까?"가 아니라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내 약점을 보완할 사람이 필요한가, 아니면 외주로 해결 가능한가?"


한 헬스케어 스타트업 창업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개발자인데 의료 지식이 없었어요. 외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었죠. 의사 면허가 있어야 사업 자체가 가능했으니까요. 그래서 의사 출신 공동창업자를 찾았습니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어요."


반대로 마케팅 에이전시 대표는 "디자인 능력이 부족했지만, 훌륭한 프리랜서들이 많았어요. 굳이 지분을 나눌 필요가 없었죠. 프로젝트마다 최고의 디자이너를 섭외하는 게 더 효율적이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대체 가능성'입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라면 굳이 공동창업자가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전문성, 네트워크, 경험이라면 공동창업자가 답입니다.


한 핀테크 창업자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금융권 경력 15년의 파트너가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그의 인맥으로 은행과 파트너십을 맺었거든요. 이건 외주로 해결할 수 없는 자산이었죠. 지분 30%를 줬지만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타이밍, 정말 중요해요.


흥미로운 패턴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처음엔 혼자 시작했다가 PMF(제품-시장 적합성)를 찾은 후 공동창업자를 영입한 케이스가 의외로 성공률이 높았습니다. "초기엔 빠른 실험이 중요했어요. 혼자 100가지를 시도했죠. 방향이 명확해진 후 최고의 동료를 찾았습니다."


한 핀테크 대표의 말입니다.

실제로 제가 만난 시리즈 B 이상 투자받은 20개 팀 중 6개가 이런 케이스였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한 '영입 기준'이 있었다는 겁니다.


한 에듀테크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1년간 혼자 달리면서 우리 서비스에 필요한 역량이 뭔지 정확히 알게 됐어요. 그때 찾은 파트너는 정말 필요한 사람이었죠. 처음부터 함께 했다면 오히려 방황했을 겁니다."

이런 '늦은 공동창업'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첫째, 회사의 방향성이 정해진 상태라 비전 차이가 적습니다. 둘째, 이미 실적이 있으니 최고의 인재를 설득하기 쉽습니다. 셋째,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 명확하니 역할 갈등이 적습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늦게 합류한 사람은 초기 멤버만큼의 오너십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또 지분 협상이 복잡해집니다.


얼마나 줘야 공평한가?

10%?

20%?

30%?


한 창업자는 이런 룰을 적용했습니다.


"1년 후 합류한 파트너에게는 초기 지분의 절반을 제안했어요. 제가 50%를 가졌다면 25%를 주는 식이죠. 대신 베스팅은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4년간 증명하면 지분을 받는 거죠."




혼자인 척, 함께인 척 하지 마세요.


가장 위험한 건 애매한 상태입니다.

명목상 공동창업자인데 실제로는 직원처럼 대하거나, 혼자 창업인데 모든 결정에 다른 사람 의견을 물어보거나. 한 창업자는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공동창업자라고 했는데 실제론 제 밑에서 일하는 거였어요. 회사 이름도 제가 정하고, 전략도 제가 짜고. 그럼 왜 지분을 나눴을까요? 차라리 직원으로 채용할걸 후회합니다."


반대 케이스도 있습니다. 혼자 창업했는데 모든 결정을 주변 사람들과 상의합니다. 멘토, 친구, 가족. "결국 결정을 못 내리겠더라고요. 모두의 의견이 달라서. 차라리 공동창업자가 있었으면 둘이서라도 결정했을 텐데."

명확해야 합니다. 혼자라면 혼자답게, 함께라면 함께답게.




문화와 성격도 중요하더라구요.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문화 적합성'입니다. 역량이 뛰어나도 문화가 안 맞으면 지옥입니다.

한 창업 팀의 사례입니다. 창업자 A는 완벽주의자였습니다. 제품을 10번 검토하고 출시했죠. 창업자 B는 빠른 실행파였습니다. "일단 내보내고 고치자"는 스타일. 이 둘은 매일 충돌했습니다.


"그냥 내보내!" vs "아직 준비 안 됐어!"


결국 6개월 만에 결별했습니다. A는 혼자 다시 시작했고, B도 새 팀을 꾸렸습니다. 둘 다 그제서야 편해졌죠.

반대로 성공한 팀은 문화가 맞았습니다. 한 커머스 스타트업의 공동창업자 2명은 모두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을 중요시했습니다. "우리는 회의 때 감이 아니라 숫자로 얘기해요. 의견이 다르면 A/B 테스트로 확인하죠. 이런 문화가 맞으니까 갈등이 적어요."


성격 궁합도 중요합니다. 둘 다 리더형이면 충돌합니다. 둘 다 팔로워형이면 방향을 못 잡습니다. 한 명은 드라이브하고, 한 명은 섬세하게 챙기는 조합이 이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산업별로 다르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산업마다 트렌드가 달랐습니다.


B2B SaaS: 공동창업 비율 82%

세일즈와 개발을 모두 잘하기 어렵기 때문


커머스: 혼자 창업 비율 61%

초기 린하게 시작하고, 성장하면 팀 빌딩


바이오/헬스케어: 공동창업 필수

규제와 전문성 때문에 협업 필수


게임: 혼자 창업 48%, 공동창업 52%

인디 게임은 혼자, 대형 프로젝트는 팀


핀테크: 공동창업 비율 76%

금융 전문성과 기술 역량 모두 필요


업의 특성에 따라 전략이 달라져야 합니다. 내가 어떤 시장에서 싸우는가?




나에게 맞는 답 찾기


결국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체크리스트는 있습니다.


혼자 가야 한다면?

외부 네트워크가 탄탄한가? 필요할 때 도움받을 사람들이 있나?

외로움을 견딜 수 있나? 혼자 고민하고 결정하는 게 편한가?

모든 영역을 '적당히' 할 수 있나? 완벽하지 않아도 60점은 칠 수 있나?

빠른 의사결정이 중요한 초기 단계인가?

명확한 비전이 있고, 실행력이 뛰어난가?


함께 가야 한다면?

3년 이상 함께 일한 사람인가? 아니면 최소 3개월 협업 테스트를 했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나? 겹치는 영역이 있나?

서로의 약점까지 솔직히 아는 사이인가?

헌신 수준이 같은가? 풀타임 vs 풀타임인가?

금전적 기대가 비슷한가? 빠른 수익 vs 장기 성장?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합의했나?

창업자 계약서를 작성할 준비가 되었나?


한 가지 더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이 사람과 최소 5년은 함께할 수 있나?" 창업은 마라톤입니다. 단거리 파트너가 아니라 마라톤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주변의 수많은 케이스를 보며 확신하게 된 게 하나 있습니다. 좋은 창업자는 혼자든 함께든 결국 해냅니다. 나쁜 파트너와 함께하느니, 혼자가 백배 낫습니다. 혼자 시작한 김 대표는 3년 만에 연매출 10억을 달성했습니다. 공동창업한 이 팀은 2년 만에 시리즈 A 투자를 받았죠. 성공의 공식은 다양합니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길이 편한지를 정확히 아는 겁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트렌드가 어떻든, 나에게 맞는 방식이 최선입니다. 창업은 이미 충분히 어렵습니다. 거기에 맞지 않는 파트너까지 더하면 지옥이 됩니다. 하지만 딱 맞는 파트너를 만나면 천국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요?

혼자 달릴 준비가 되었나요,

아니면 함께 갈 동료를 찾고 있나요?


어느 쪽이든,

그 선택에 확신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반은 성공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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