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 저녁.
강의 마치고 늦게 사무실 근처 국밥집에 들어갔다. 혼자였고, 피곤했고, 그냥 뜨거운 거 한 그릇 먹고 싶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사장 아주머니가 물었다.
"혼자 오셨어요? 오늘 많이 피곤해 보이시네."
별거 아닌 말이었다.
근데 묘하게 긴장이 풀렸다.
국밥이 나왔다.
먹다 보니 깍두기가 내 취향보다 좀 달았다. 무심코 젓가락을 내려놨는데, 아주머니가 그걸 봤는지 지나가면서 한마디 했다.
"깍두기 입에 안 맞으세요?
덜 단 거 따로 있는데 가져다드릴까요?"
말하지도 않았다.
표정 하나 봤을 뿐인데.
나는 그냥 "아, 네. 괜찮으시면요." 라고 했고, 30초 만에 다른 깍두기가 나왔다.
밥을 다 먹고 계산하면서 생각했다.
저번 달에 클라이언트 미팅으로 갔던 강남 어느 호텔 레스토랑. 코스 요리에 인당 8만 원. 서버가 네 명이었고, 유니폼도 깔끔했다.
근데 그날 물 한 번 리필받는 데 손을 세 번 들었다.
고객 경험이라는 게 결국 뭔가.
매뉴얼이 아니다. 유니폼이 아니다. 가격이 아니다.
고객이 말하기 전에 먼저 보는 것.
그 국밥집 아주머니는 아무런 교육도 받지 않았을 거다. CRM 시스템도 없고, 고객 만족 지표도 없다. 그냥 손님 얼굴을 봤고, 젓가락 내려놓는 걸 봤고, 움직였다.
그게 전부다.
컨설팅 현장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있다.
고객 만족을 높이겠다며 설문지 만들고, 평점 시스템 도입하고, 직원 교육 매뉴얼 두꺼워지는 것.
근데 정작 매장 안에서 직원은 핸드폰 보고 있다.
시스템이 사람을 대신하지 못한다. 결국 사람이 보는 거다. 관심이 있어야 보인다.
3만 원짜리 국밥집이 8만 원짜리 레스토랑을 이기는 건,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관심의 차이다.
기업가정신은 거창한 데 있지 않다.
손님 젓가락 내려놓는 거 보는 것.
거기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