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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태경 Jan 13. 2024

지금 잘하고 있는 거야

24.01.13. 도쿄 다와라마치 Komeda’s Coffee 모닝커피

도쿄 삼일차.

어디로든 떠나야 했다.

타이밍 좋게 도쿄로 날아왔다.

비행기 타고, 지하철(도쿄가 왜 지옥철인지 실감ㅜㅜ. 서울 만가도 정신없는 사람임ㅜㅜ) 타느라, 도착 이틀간은 현실임을 인지하지 못했다. 실은 아직도 지하철 탈 생각을 하면 한숨이 나온다.

영어도 못해, 일어도 못해. 무식하면 용감하다 했던가. 통하지도 않을 한국어와 머릿속에 남아있는 영단어, 믿는 것은 바디랭귀지와 파파고.


16박 17일.

다들 걱정이었다.

허리에 박아놓은 쇠붙이 때문에 아직도 움직임이 수월치 않다. 운동에 제약을 많이 받는다. 그중에 제일은 오토바이를 아직 못 타는 것이다.ㅜㅜ(올해는 타야지. 소망한다)

반세기 살아온 중년 여자라면 누구나 갱년기우울증과 싸우고 있을 것이다. 나만 힘들진 않겠지.

지금 내가 처해있는 상황들이 조금 더 안 좋을 뿐이라고, 다독여 보지만…

23년 12월 철퇴를 맞으며, 다짐했다.

24년부터는 나를 위해 살기로 이를 갈았다.

홀로 배낭 메고 해외여행, 나머지 하나는 홀로 바닷가마을 한 달 살기. 독야청청 독고다이 하리라.

죽어도 미련은 없다.

다만, 이 두 가지는 해보고 죽고 싶어졌다.


파파고의 절대적인 도움으로 모닝커피에 토스트로 울렁이는 맘을 달랜다.

오늘의 일정은 국립 서양 미술관과 도쿄 국립 박물관, 시간이 되면 우에노 인근을 둘러볼 예정이다.

다행히 오늘은 뚜벅이로도 가능한 코스라 한결 맘이 편하다.


예전 같으면 현지언어도 못하니 꿈도 못 꿀 일인데, ‘세상 좋아졌다’는 어르신들이나 하는 말을 내가 하고 있는 걸 보니, ㅋ부정하고 싶지만 나도 어르신인가 보다.

 

카페아르바이트생이 내일 서울로 여행을 간단다.

내가 한국 사람인 줄 알고 대화를 청해서 파파고로 잠시 느린 소통을 했다.

ㅋ반갑다. 몰라도 그저 한국을 간다니 이뻤다.


앞뒤도 없는 글줄은 쓰는 것은, 다짐. 위로. 급함을 도닥임. 커피가 고픔ㅎ.

도쿄에서 이렇게 글자를 두드리고 있으니 조금의 여유를 찾아다는 뜻이겠지.

든든히 아침도 챙겨 먹었으니, 가보자.


오늘도 너를 응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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