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아침부터 분주하게 집안일을 마치고
나른해지는 오후가 버거워
수영장에 나왔다.
몇 바퀴 돌고 씻고 나오니 개운하다.
그대로 집에 들어가도 다들 출타 중.
문득 바라본 하늘.
집과는 반대방향으로 핸들을 꺾어 무작정 달린다.
그 길에 드립을 잘 내리는 카페가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쉬는 날이란다.
혼자니 휴무면 어떠리.
닫혀진 카페 계단에 앉았다.
더없이 아늑한 공간을 다 갖은듯하다.
내가 주인같으네ㅎ
시골 교회를 조금 손봐서 만든 카페.
기도하게 하소서.
누가 보지도 않으니 무릎이라도 꿇고 기도하고 싶네.
ㅋCCTV가 내려다보고 있다.
하늘은 저렇게 예쁜데
내 마음은 허하기만 하네.
된장 할~~ 나이 들면서 욕이 늘었다.
세상은 변함없이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도돌이표를 찍으며 멋들어지게 사는데
그 속에서 찌그러들며, 거칠어지고, 볼품없어지는
내가 고민이다.
아~~~ 그래도 가을 하늘은 참 예쁘기만 하다.
모기가 드러난 살집을 벌집으로 만들 요량인가 보다.
마시지 못한 커피에 대한 보답으로 잠시 망중한이라도 즐길 시간을 쫌만 주지. 야속하네.
편지가 오지 않는 우편함.
쥔장네 가족은 필시 넷이다.ㅎ
저 이쁜 주둥이를 어찌할꼬~~^^
나도 나무에 집 짓고 살고 싶어요~~^^
헌 집 줄게~~ 나무집 다오~~~
너도 내 속같이 타들어 가는구나.
쥔없는 카페에 모기 군단이 철통 같은 방어를 한다.
후퇴다.
작은 언덕길을 내려오며 뒤돌아 바라본 십자가
마음속으로
무릎 꿇어 기도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