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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惡夢)

by 최태경

새벽녘에 간신히 들었던 잠. 못된 꿈을 꾸었다.

몸이 아파서 잠자는 자세가 안 좋으니 나쁜 꿈에 시달린다고 털어 버리기에는, 너무도 선연하게 영상이 남는다.

과거의 끔찍했던 일들이 떠오르며, 돋은 소름이 가시질 않는다.

모진 사람에게 듣는 험악한 말은 사는 내내 트라우마로 남는다.

내가 나약해서 그러지. 쉽사리 털어내지 못하고 가슴에 못이 박혀 살게 된다.

말로 죽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던 가해자는 지금 어떨까?

본시 그런 행동들이 잘못됐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니 상대가 세 치 혀에 난도질당하고 내내 트라우마에 고통을 받는지… 모르고 살지도.


이제는 상처가 아물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괜찮을 거다. 괜찮다. 괜찮아졌다.

회피하고 있었나 보다. 이런 꿈에 시달리는 걸 보면 말이다.

낫지도 않은 상처를 눈으로 보이지 않게 싸맨다고 상처가 아무는 게 아닌데, 알면서도 쉽지가 않다.

이제는 싸매놓은 것을 풀어, 약도 발라주고 쓰다듬어 상처의 고통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들 속에는 분명, 그 못지않은 사람들이 나를 힘들게 할 것이다.

단단해져야 한다.

무례하고, 거친 사람들 앞에서 현명하게 잘 이겨내는 사람.

ㅎ과거의 나로 봐서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악몽 같은 시간들을 잘 헤치고 나왔으니 잘 해내리라 믿는다.


꿈을 깬 후 내내 소진된 에너지를 충원해야 한다.

힘들 때마다 듣는 곡이 있다.

쇼팽의 <녹턴>

피아니스트는 메니헴 프레슬러(1923년~2023년)

2018년 연주영상이다.

내겐 이 녹턴연주가 베스트이다.

https://youtu.be/b1wUNBxCsxc?si=hKL82u6AW9MlOj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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