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겨레>
이른 아침 천변산책이 하루일과의 시작이다.
건강해지기 위해 다시 시작된 일이다.
선선해지는 가을 즈음에 혼자 여행을 떠날 참이다. 지금같이 무른 순두부 같아서는 여행이 고된 순례길이 될 것이다.
지난주에 있었던 해피콘서트(기타) 단체연주연습 때문에 무리했던 손가락도 문제다.
무리하게 쓰면 치료를 해도 무용지물이다.
여차저차 신나게 공연을 마쳤으니 건강을 챙길 목적도 있지만, 1년 중에 얼마 안 되는 선선하고 근사한 아침을 놓칠 수가 없음도 이유다.
새벽 5시면 의례적으로 눈이 떠지고, 여느 날 같으면 기상도 하지 않고 꼼지락거리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릴 터이다.
여행의 시작은 계획부터라는 말이 맞다.
20일간? 도보여행을 버틸 체력이 젤 중하다.
그리하여 추워서, 아파서(대상포진과 독감과의 사투^^) 핑곗거리로 미적거리다 이제야 시작을 했다.
날씨예보를 확인하고 후다닥 운동복을 챙겨 입어야 한다.
템포가 늘어지면 목적을 잃게 되니, 최대한 신속하고 짧은 시간에 환복을 하고 문을 나서야 한다.
천변길에 발을 내딛는 시간은 6시 즈음.
천변정비로 길 좌우로 풀베기 작업을 했는지 짙은 풀냄새가 난다.
까까머리처럼 짧게 잘린 풀이 시원해 보인다.
[ 밟아도 밟아도 뿌리 뻗는 잔디 풀처럼~
……???
밟아도 밟아도 돋아나는 보리 싹처럼~~ ]
뜬금없이 입에 맴돌아 연신 도돌이표를 돈다.
집으로 돌아와 개운하게 씻고는 앉아서 검색을 해봤더니,
헐!!!
군가란다.
<아리랑 겨레>
https://youtu.be/feK2gJpoq_g?si=DXurRoQKw_GejlOY
밟아도 뿌리 뻗는 잔디 풀처럼
시들어도 다시 피는 무궁화처럼
끈질기게 지켜 온 아침의 나라
……
밟아도 돋아나는 보리싹처럼
서리에도 지지 않는 들국화처럼
끈기 있게 이어 온 한 핏줄
……
내가 군대를? 갔다 왔을 리 만무한데.
영화에서 봤으려나? 입소식에 따라갔다 훈련소에서 들었으려나?
노래가 좋다. 힘이 생긴다. 한동안 기상송으로 찜이다.
내게 현실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잡초의 근성이 필요했나 보다.
'불요불굴(不撓不屈)'
어떤 일에도 좌절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