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리 증후군

by 최태경

자의와는 무관하게 안 되는 거 투성인데 달거리도 속을 썩인다.

하던 작업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준비만 하다 판을 엎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일이야 뭐 어쩌겠는가. 풀어낼 때가 되면 죽도록 덤벼들 준비가 되어 있으니 내 운명이 이끈다면 원하는 기회가 오겠지. 안 되는 걸 안달 낸다고 풀리겠는가.

악물었던 어금니도 이완시키고, 꽉 쥐었던 주먹에 힘을 풀어보니 마음도, 삶도, 풀어진 개 줄의 느슨함처럼 시간이 편해졌다.

그러한데 이 달거리는 어쩌지 못하겠다.

예측 불가인 감정 기복. 자아가 널을 뛰고, 뒤죽박죽이다. 잘하자 으싸으싸 젖 먹던 힘까지 짜가며 자존감을 찾으려 무진 애를 쓴다. 나이 들어도 사그라들지 않는 생리 주간에 찾아오는 우울 모드.

기가 차다. 한창때도 아니고 좀 덤덤하게 달거리를 치를 때도 됐는데 어째 더 요란을 떠는 것 같다.

어릴 때는 남자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싶었다. 생리며 임신, 출산에 대해 토로할라치면, 남자들은 여자들도 군대를 가봐야 한다를 시작으로 끝나지 않는 공방을 펼친다.

그래 니나 내나 다 힘들지. 사는데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일반 통증이라면 진통제라도 먹지.

고삐 풀린 망아지 맹키로 감정을 종잡을 수가 없다. 날짜도 들쭉날쭉하니 기간에는 늘 불안하다. 가까운 가족과의 트러블이 문제다. 편하다 보니 오히려 상처도 쉽게 준다. 꼭 이럴 때는 더 심기를 건드린다. 평소에는 잘 참아주고, 보듬어 주는 착한 사람(살아보니 쫌 착하더라고요. 내가요ㅎ)인데 이상하게 이 기간만 되면 인내가 부족해진다.


모르지 내 안에 외계인이 살고 있는 것일지도, 때때로 내가 누구인지 왜 그러는지 모를 때가 많다.

그래 맞다. 외계인이다. 외계인과 나의 공생관계.

에이~ 이왕 붙어살 거면 쭈쭈 빵빵 늘씬한 미녀로 만들어 주지. 어떻게 지금이라도 안 되겠니?


관자놀이가 쩌리해지고, 한증막처럼 식은땀 범벅되도록 독하게 매운 게 땡긴다. 단 걸 좋아하지 않는데 칼로리 폭탄을 맞은 기름지고 달달한 디저트가 고파진다.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으아 으응~ 왕짜증. 이런 자신을 싫다 자책한다.


달거리야~~~후딱~ 시작을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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