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비를 타고 글 위로...

by 최태경

감정을 간단히 설명하기가 어렵다.

감정 感情: 사물(事物)에 느끼어 일어나는 심정(心情). 마음. 기분(氣分). 생각 (국어사전)
사전에 명시된 것처럼 간단하고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슬픔, 행복, 분노, 안도, 암울, 기쁨, 수치, 우울, 자학.... 수많은 단어로도 섬세하고, 열정적이며, 상처 입기 쉬운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감정을 표현하기에 부족하다.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 나가듯 순간순간 오만가지 상념에 빠진다.


얼마 전 바이크를 타고 대청댐을 너르게 한 바퀴 돌았었다. 겨울 가뭄으로 눈에 띄게 줄어든 물 수위가 걱정이 되었는데, 반갑게 비가 내린다.

빗방울이 또르르 가슴에 떨어져 내린다. 포근하고 고마운 봄비가 내린다.

배달 중인 젊은 뚜벅이. 한 편으로는 안쓰럽고, 다른 한 편으로는 목적을 향해 빗길에도 뛰는 저 열정이 부럽다.


https://youtu.be/imGaOIm5HOk

이루마(Yiruma) - Kiss the Rain

손가락을 타고 건반 위에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빗소리가 마음을 적신다.

음악은 힘이 있다. 비 오는 날에 듣는 그의 연주는 흡입력이 강하다. 음악 속에 녹아져 되살아나는 추억이 있기에 더 좋다.

내가 만든 곡인 양, 내가 연주하는 것인 양, 어찌 그리 내 맘을 잘 아는지 흠뻑 빠져들게 한다.

글도 그러하지 않나 싶다.

마음을 글로 푼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얀 오선지에 음표를 그려 감정을 표현하는 것처럼,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감정 하나만을 붙잡고 고독한 순례를 한다. 매번 만족할 수는 없지만 가끔은 갈증을 해갈시키듯 안도와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내게 글쓰기는 감사한 작업이다.

좋은 글을 읽는 만족감과는 다르다. 온전히 나만의 감정을 담을 수 있기에 좋다. 섬세히 다 풀어낼 수는 없지만 쓰는 과정을 통해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된다.

하나하나 쌓이는 글을 보면서 뭐라도 하고 있다는 뿌듯함에 쓰다듬어 주고 싶다. 삶에 충실해지고자 애쓰고 있는 것이다. 유수한 작가들의 근사한 글 사이에 비교도 안 되게 쭉정이 같은 부족한 글이지만, 쓰기는 유일한 감정 배출구가 되었다.

작가라는 수식어가 쑥스럽지만, 싫지 않다.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마른땅을 적시듯 감정이 한껏 센티해진다.


https://youtu.be/7maJOI3QMu0

이루마(Yiruma)- River Flows I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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