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먹을래?
음...... 그냥 보신탕 빼놓고는 다 잘 먹어. 그러니까 너 먹고 싶은 거로 먹자.
여기 갈까? 저기로 갈까?
다 가보고 싶다. 여기도 좋고, 저기도 좋은데... 에라 모르겠다. 난 다 좋으니까 너네 가고 싶은데, 가자.
원칙과 신념을 굽히지 아니하고 끝까지 지켜나가는 꿋꿋한 의지. 기개를 지조라 하면 나름 그런 부류의 사람이라 자처할 수 있다. 자기의 처지나 생각을 꿋꿋이 지키고 내세우는 기질을 줏대라고 하는데, 먹고 노는 걸 결정짓는 일에서만은 줏대가 1도 없지 않나 싶다.
극심한 결정장애다.
그래서 상대방이 알아서 가주는 게 편하다.
간혹 맘에 안 들어도 딱히 불편해하거나 티를 내지 않으니 상대가 불편을 토로하는 걸 보는 것보다는 그런 방식이 편하다.
처음부터 내가 이러하니 코스는 알아서 정하는 걸로 두루두루 미리 말해둔다.
나만 그런가 뭐.
대부분 그러지 않을까? 유치한 변명을 위안으로 삼아 본다.
어떡하냐고요.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으니 상대방이 좋다면 다 좋은 거 아니냐고요.
넌 보기와는 달라.
이런 얘기를 듣는다.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판단 지을 수 없다. 보기 와는 다른 거다.
나를 잘 아는 지인이 아니고는 내가 그럴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다.
맨 앞에서 일을 도모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앞자리는 원치 않으니 슬그머니 뒤로 빠져있어도 덩치가 커서 눈에 잘 띄어서 그런가. 어쩌다 보면 원치 않아도 수장이 되어 있다.
전장의 잔다르크.
폭탄 받이.
가슴엔 늘 붉은 깃발이 휘날린다. 역사 속 태극기 휘날리는 삼일절 아우네장터 그림을 보면 불끈불끈 가슴이 뛰는 걸 봐도, 전생이 그려진다.ㅎ
우짠일인지 서두에 열거한 몇 가지 항목 결정에 있어서는 답답이가 된다. 내가 아니었음 답답하다고 된소리를 했을 각이다.
내 건 못 골라도 남 골라 주는 건 디테일하게 잘한다.
덕분에 지인의 쇼핑이나 짝탐색 도우미로(만나는 사람이, 관심 있는 상대가 어떤지 됨됨이를 봐달란다. 내 머리도 못 깎는구먼. 사람을 옷깃 스치는 시간만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ㅜㅜ 어찌 그리 중한걸 자꾸 나한테 시키는지 곤혹스럽다. 맘이 가면 일단 직접 겪어보시게) 호출이 잦다.
변수는 정작 내걸 못 고른다.
나라는 교집합이 생기면 드러나는 장애.
수십 년을 살면서 진저리 나게 싫으면서도 쳐내지 못하는 거머리 같다.
된장할~ 아직도 숙제다.
*혹여 극복하셨거나, 방법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결정장애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이 연사 힘주어 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