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 방송되었던 사극 ‘선덕여왕’의 볼거리 중 하나는 연기자들의 표정연기를 꼽을 수 있다.
특히, 고현정 (미실 역)씨의 수시로 변하는 다중인격 표정연기는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얼굴에서 비치는 표정들은 글씨에도 그대로 접목이 된다. 우리는 흔히 글자에서 풍기는 형태를 보면서 다양한 느낌을 받는다.
공포 스릴러 영화 타이틀 서체 중 ‘고사, 인형사, 소름, 세이 예스, 플라스틱 트리, 한길수’에서도 공포영화의 표정을 잘 담아내고 있다.
사극을 기초로 하는 방송 드라마 타이틀 서체 ‘용의 눈물, 여인천하, 연개소문, 대조영, 광개토 태왕, 징비록’등이 있으며,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도서 중에는 이문열의 ‘초한지’, 나관중 원작 정강 편역 ‘삼국지’, 법정스님 ‘일기일회(一期一會)’, 김성오 ‘육일약국 갑시다’, PD수첩 해고 작가 정재홍의 진실탐사 12년 '악(惡) 소리 나는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글씨 표정을 잘 담고 있다. 이렇듯 글씨에 수많은 표정을 짓게 만든 사람들이 바로 캘리그래퍼들이다.
그렇다면..
글씨에 표정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들은 가끔 슬픈 일이 있을 때 “난 슬퍼”라고 하거나, 기쁠 때는 “아! 정말 기쁘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하거나, 얼굴로 표현을 하고 표정을 짓는다.
기쁨, 행복, 즐거움... 이런 요소는 좋은 기억으로..., 슬픔, 불행, 질투는..., 나쁜 기억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우리가 추구하는 글씨들을 머릿속에 상기할 때 떠오르게 하는 많은 생각들이 갖가지 표정이 된다.
글씨의 표정을 담을 때는 글자의 생김, 형태, 구조들을 먼저 파악한 후 의도한 글씨 스타일을 생각하게 되는데 쓰려고 하는 글씨 특유의 감성을 살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씨에 따라 달라지는 표정에는 부드러움, 강함, 차가움, 뜨거움, 편안함, 불안함 외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분위기에 가장 가까운 근사치로 접근해 작업하면 된다. 이러한 작업 과정을 거치는 동안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는데 그만큼 글씨에 부여하는 표정에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시대 흐름에 따라 글씨들의 표정은 달랐고, 다양하게 변화 해 가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색감과 정서를 통해 글씨의 표정을 읽을 수 있을 때 감성터치의 그 진가가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