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장미의 전쟁

by 캘리그래피 석산

서체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생명력이 오래도록 유지하는 서체가 있는가 하면 제대로 꽃도 피지 못 한 채 사장되는 글씨가 본인에게도 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2014년 3월부터 방영되었던 TV조선 리얼리티 애증 실화극 ‘장미의 전쟁’이다.

#21 장미의 전쟁 이미지.jpg TV조선 '장미의 전쟁' 기획의도 (출처: TV조선)

내용은 위기에 처한 부부와 가족의 문제를 차별화된 시선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1회 때부터 문제의 소지가 다분했고, 가정불화로 싸우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인지 4회를 끝으로 조기 종영된 프로그램이다.

방송사마다 정규방송을 내 보내기 전에 자체적으로 실험방송을 실시한 후 프로그램에 대한 여론조사, 동향 파악, 최종 검토 등을 거친 후 정규방송으로 편성하는 게 기본이다.


TV조선과의 프로그램 타이틀 서체 작업을 몇 차례 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나에게는 조금은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타 방송사에서도 같은 제목으로 2004년 3월 20일부터 2004년 6월 6일까지 MBC에서 방영한 주말드라마 ‘장미의 전쟁’이 있었고, 2011년 1월 3일부터 2011년 5월 24일까지 방영된 SBS의 아침드라마 '장미의 전쟁'이 있었는데 역시 단명한 대표적인 프로그램들이다.


TV조선 '장미의 전쟁' 뿐만은 아니다.

영화의 경우도 3~4 차례 타이틀 서체를 써 준 기억이 난다. 일반적으로 촬영 후반부나 종료 시점에서 영화 타이틀 서체를 의뢰한다.


드라마와는 달리 영화는 제작 투자비가 처음부터 정해놓고 촬영에 들어가지만, 중간중간에 걸쳐 투자 제작비가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원활하게 제작비가 공급이 안 되는 경우에는 개봉도 못해보고 그 상태에서 올 스톱이 되고 소리 소문 없이 사장되는 일들이 종 종 있다.


물론, 본인이 써 준 영화 타이틀 역시 이런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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