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당신 곁에 있습니까?

by 캘리그래피 석산

가족은 평소에는 그 의미에 대해 인식하기 힘들고, 존재의 중요성도 크게 부각되지 않는 비선택적, 비자발적 관계다.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절절하게 깨닫는 때는 자신이 힘든 상황에 빠져 있을 때다. 질병, 낙방, 실직, 부도, 천재지변 등 헤쳐나가기 힘든 고통을 겪을 때 가족은 실로 마음의 위로가 된다.

가족으로부터 응원과 위로를 얻어내는데 아무런 비용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또한, 그에 상응하는 위로와 응원을 재 반응해 줄 필요도 없다. 가족은 조건적 상황이 가져다준 고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무조건적인 힘을 보태준다. [출처: 윤소평 변호사 브런치 ‘가족의 의미’ 중에서]

당신이 즐겁고 기쁜 일 보다 괴롭고 힘들어할 때 마음을 열고 함께 있어 줄 사람 곁에 있습니까? 당신이 행복할 때 보다 불행할 때 진정으로 아무 조건 없이 당신을 챙겨줄 수 있는 사람 곁에 있습니까? 만약 당신이 죽고 싶을 정도로 실의에 빠졌을 때 항상 같은 편에서 위로와 응원을 해줄 수 있는 사람... 곁에 있습니까?


몇 년 전 ‘가족’이라는 캠페인을 제작하기 위해 서울 강남 모처 S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콘셉트는 “나를 위해 웃고 울어 줄 사람! 당신 곁에 있습니까?”라는 위에서 나열한 것과 같은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주는 내용이었다. 물론, 결혼한 부부, 부모·자식, 친구 사이, 스승과 제자, 직장 동료, 기타 등등.. 모두 해당사항에 부합되지만 여기서는 ‘부모·자식’ 간의 가족애를 다뤘다.

당신 곁에 있습니까? (44*67)

그 증 위 사진은 캠페인 포스터용 이미지로 부모·자식 간의 “절대적 약속(約束)”을 표현했다.

‘절대적 약속’ 이란 스스로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지 않는 것, 약속을 했으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지켜야 하는 것을 말한다.


나 역시 섬에 홀로 계신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홀연히 섬으로 내려온 지 벌써 7개월이 지났다. 섬으로 내려와 어머니의 손발이 되어 주었지만, 그 행복은 3개월의 짧은 시간뿐이었다. 3년을 봉양코자 절대적 약속을 했지만 어머니는 그 짧은 행복을 뒤로한 채 현재 요양병원에 누워 계신다.


다들 그게 인생이라 한다.

세상에 나왔으니, 한 번은 다시 나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선순환의 인생길을 부정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8 그리운 약산(藥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