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by 캘리그래피 석산

공명등(孔明燈: 삼국지에 등장하는 제갈공명이 적들로 하여금 별자리를 오인하끔 하기 위해서 지전(紙錢) 종이돈을 태워서 밤하늘로 등을 올렸다는데서 연유한 이름으로 제갈량은 위나라 사마의(司馬懿)에 의해 양평(襄平: 지금의 중국 요녕)에서 겹겹이 포위당하여 병사를 성 밖으로 보내 구원 요청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공명은 바람의 방향을 정확히 계산하고 바람에 뜨는 종이 등롱(燈籠: 대나무나 쇠 따위로 살을 만들어 겉에 종이나 헝겊을 씌우고 그 안에 등잔을 넣어 사용하는 등)을 만들어 연을 날리듯 구원 요청을 보냈고, 그로 인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 후 중국에서는 이 등롱을 ‘공명등’이라고 했다.)


2009년 10월 중국 청도(칭다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도시)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청도의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하나는 5.4 광장으로 일제에 대항하는 반일운동과 봉건제도의 타파를 외쳤던 신문화운동의 핵심이 된 장소다.


(5.4 광장: 칭다오의 상징, 시내 동부를 대표하는 명소 광장 중심에 5 · 4 운동을 상징하는 ‘5월의 바람(五月的风 우 웨더 펑)’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람을 형상화하고, 태양을 상징하는 붉은색을 덧입혀 마치 ‘타오르는 횃불’처럼 제작했다. 높이 30m, 직경이 27m로 길 건너에서도 한눈에 쏙 들어온다. 5월의 바람은 칭다오가 5 · 4 운동의 도화선이었던 것을 상징한다.


5 · 4 운동의 발단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패전국이 된 독일이 중국 산둥성의 권리와 이권을 일본에게 양도하라는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인 데에서 이에 격분한 베이징의 학생 3,000여 명이 1919년 5월 4일 천안문 광장에 모여 반대 집회를 열고 가두시위를 하면서부터 도화선이 된 사건으로 시위는 급속도로 확산되어 두 달간 중국 전역을 뒤흔들었고, 1922년 일본군은 마침내 칭다오에서 물러났다.) [출처: 다음 백과]


이곳 5.4 광장의 밤 풍경은 가족, 친구, 연인들끼리 공명등에 소원을 적어 등을 날리는 모습들을 심심찮게 볼 수가 있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의 눈망울이 기구의 불빛만큼 반짝이며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기도 했고, 친구들과는 변치 않는 우정을, 연인들은 ‘나의 마음속에 오직 너만 있다’(你是我心中唯一的人。)라는 손 글씨로 서로에게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도 볼 수가 있었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115*172)

얼마나 행복해 보였던 광경인지, 이 사진을 보면 9년 전의 청도 5.4 광장의 밤 풍경이 지금도 밀물처럼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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