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아는 지인으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삶이 어렵고, 힘겨워 술을 날 새기로 마시다가 “자살을 기도하려다 실패했다고” 말이죠. 어떤 말로 그 사람을 위로해 드려야 할지 고민을 해봤다. 아무리 삶이 힘들고, 생활이 곤궁한다 해도 하나뿐인 생명까지 버릴 만큼 극한의 상황을 반대로 한번 생각하면 어떨까?
그토록 죽고 싶은 마음을 마지막으로 악착같이 살아보려는 마음으로 바뀌게 해줄 수 있는 묘안을 찾을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 결국은 재정적인 부분이 제일 클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그것 역시 한 순간의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신이 스스로 털고 일어날 수 있는 희망이 되는 실질적인 당근이 그 사람에게는 필요했다.
9년 전 전북 변산반도에서 메밀국수를 겹들인 유황오리 음식점을 하는 한 사장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분은 캘리그래피 작품 의뢰 제1호 고객이기도 했다. 한 때는 무역업으로 굉장해 돈도 많이 벌었고, 시쳇말로 아주 잘 나갔다고 하셨다. 그러나, 1998년 IMF 금융위기와 함께 하루아침에 회사는 부도가 나서 도망자 신세로 전락했다고 했다.
간간히 대구에 있는 친구로부터 도움을 받았으나, 그것도 잠시 뿐... 너무나 힘들고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중 “세상이 너무 힘들다... 자살을 하자”며 스스로에게 이 세상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기 위해 그동안 도움을 줬던 친구에게 편지를 쓰려고 인터넷에서 좋은 글 ‘친구’를 검색하다가 나의 작품 ‘친구야! 포기하지 마’라는 글씨를 발견했고, 순간! 망치로 얻어맞은 기분이었다고 하면서... 그 일로 인해 다시 고마운 친구를 위해서 죽을힘을 다해 다시 한번 살아보자는 결심을 했고, 그해 변산에서 ‘메밀꽃 피면’이라는 메밀 국숫집을 시작했고, 간판 글씨를 내게 의뢰해 주신 고객으로 지금은 유황오리 음식점까지 하면서 그때를 가끔 회상한다고 했다.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하나뿐인 목숨과 바꿀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무수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주변에는 늘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오늘따라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1803 ~ 1882)의 어록이 생각난다.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