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76년째 연인입니다.
조그만 강이 흐르는 강원도 횡성의 아담한 마을
89세 소녀감성 강계열 할머니, 98세 로맨티시스트 조병만 할아버지
이들은 어딜 가든 고운 빛깔의 커플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노부부이다.
봄에는 꽃을 꺾어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엔 개울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가을엔 낙엽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겨울에는 눈싸움을 하는 매일이 신혼 같은 백발의 노부부...
장성한 자녀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귀여워하던 강아지 ‘꼬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꼬마를 묻고 함께 집으로 돌아온 이후부터 할아버지의 기력은 점점 약해져 가는데.. 비가 내리는 마당, 점점 더 잦아지는 할아버지의 기침소리를 듣던 할머니는 친구를 잃고 홀로 남은 강아지를 바라보며 머지않아 다가올 또 다른 이별을 준비한다.
강원도 횡성의 산골마을에는 잉꼬부부로 소문이 자자한 노부부가 산다. 98세인 남편 조병만 씨와 89세인 강계열 씨 부부. 동화 속의 나무꾼처럼 튼튼하던 남편도 어느덧 기력이 약해지고 밤새 기침에 시달리는 날이 많아진다. 부인은 집 앞의 강가에 앉아 말없이 강물을 쳐다보는 일이 잦아진다. 남편과 수시로 건너오고 건너가는 저 강이, 남편이 자신을 홀로 두고 먼저 건너게 되는 강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른다.
[출처: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줄거리 중에서]
강원도 횡성의 산골마을에 살던 노부부 98세인 남편 조병만 씨와 89세인 강계열 씨 부부만큼은 아니지만, 그들과 많은 것이 닮아 있는 섬마을 노부부 이야기를 하려 한다.
전남 진도군 조도면 명지 길에서 평생을 함께 살아온 남편 송병숙(90세), 김광자(86세) 어르신의 일상은 늘 ‘함께’한다는 것이다. 두 손을 꼭 잡고 섬마을 갯가를 마실터로 삼아가며 낚지를 잡거나, 조개를 깨는 모습은 언제나 한 몸이 된다. 늘 미소를 잃지 않는 송병숙 어르신.. 어느 누가 구십 줄의 연세라고 생각할까?
서각 문패를 달아주러 가는 날, 노부부는 집에 없었다. 명지마을 친구에게 도움을 받아 수소문 한지 1시간이 훌쩍 지났을까.. 다음에 방문할 것을 친구에게 전한 뒤 노부부의 집을 떠나려는 순간! 하얀 용달차가 집 대문 앞에 멈춰 섰다.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던 송병숙·김광자 노부부.. 건강비결은 늘 웃음 가득한 생활습관인 듯 보였다. “어제부터 기다렸다”는 송병숙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깔끔하게 정돈된 집의 정원은 많은 시간들을 가꾸어 온 백년초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고, 널따란 마당 너머 돌담에는 초록의 담쟁이들이 마음을 편한 케 했다.
문패를 달아주고 차에 오르자, 동구 밖까지 배웅 나와 잘 가라며 두 손을 흔들어 주시던 노부부.. 순간! 어머니가 생각나 마음이 울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