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기해년 ‘황금돼지 해’가 환하게 밝았다. 해가 바뀌면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품고 새해 목표를 세우고 1년 365일의 여정에 들어간다.
2016년 10월의 어느 늦은 가을날, 2017년 새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희망의 북 레터를 준비했었다. 수필가인 故 황태영 선생으로부터 장문의 서한(書翰)을 이메일로 받았다. 체온 나누는 따뜻한 새해를 위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함께 하자는 중요 내용이 서한 속에 담겨 있었다.
총 94페이지의 미니 북 레터를 책으로 펴내자며 책 속에 들어가는 캘리그래피 문장들을 검토해 달라고 했다. 책 메인타이틀은 “새날을 시작합니다”였으며, 부제로는 “별이라 쓰고 당신이라 읽습니다”였다. 지금 생각하면 故 황태영 선생은 감성적인 캘리그래피를 무척이나 사랑했었다.
“빛나지 않는 별은 없다”
크고 곧은 나무는 대들보로 쓰이고 작고 굽은 나무는 지팡이로 쓰인다.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다 존귀하다. 모든 생명체는 누구나 각자 자신의 빛을 가지고 있다. 빛나지 않는 별은 없고 빛나지 않는 사람도 없다. 잘난 하나의 별만 있다면 밤하늘은 어떤 감흥(感興)도 주지 못한다. 밝은 별, 흐린 별, 무리 별, 외톨이 별이 함께 어우러져 잇기에 밤하늘은 그리움이 된다. 밝고 큰 별이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자기 빛을 유지하는 별이 감동을 준다. 각자의 위치에서 세상을 빛내는 모두는 아름답다.
그리운 것은 별이 된다. 어두울수록 빛나는 별이 된다. 상처 받고 힘들수록 보고 싶고 힘이 되는 반짝이는 별이 된다. 모두는 가슴에 하나의 별을 품고 있다. 죽어서도 잊지 못할 나의 전부, 나의 별! 나는 별이라 쓰고 당신이라 읽는다. [출처: 북 레터 ‘새날을 시작합니다’ 중에서_ 故 황태영]
좀처럼 잊히지 않는 사람, 늘 향기 가득한 수필가 故 황태영 선생... 글이 주는 메아리는 그가 떠난 지금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늘 사람들을 챙기려고 했던 작가의 애쓰는 마음이 지금도 인사동 굴곡진 선술집에서 막걸리 함께 마셨던 그때가 오늘 내 마음 한구석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다.
사람은 갔어도 가슴 절절한 글은 남아 꿈을 꾸는 별이 되어 어두운 밤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