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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Jan 13. 2019

제2화 강복덕 여사, 꽃이 되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출처: 천상병 시인_ 귀천(歸天)]



2017년 8월 20일 서울생활 청산 후, 고향 진도 조도(새섬)로 내려와 어머니를 모시며 섬 작가로 새로운 길을 걸었던 3개여 월 동안은 너무나 행복했었다. 어머니 봉양 기간을 3년이라는 시간을 염두 해 두고 내려왔지만 어머니께 할애된 하늘의 시간은 고작 3개월에 불과했다. 그 해 여름, 어머니 밭에 피었던 한그루 '송엽국'을 집 화단에 심으면서 어머니 살아생전 나는 “어머니! 이 꽃은 강복덕 꽃입니다.”라고 어머니께 말하면서 명명했던 송엽국은 저녁이 되면 꽃봉오리를 곱게 오므리고 밤새 취침을 하다가, 아침 해가 뜨면 다시 꽃봉오리를 활짝 피는 신기한 꽃이다.

석산 작가의 집 하단에 피어있는 어머니 꽃 ‘송엽국’

두툼한 잎을 가진 여러해살이풀 송엽국(松葉菊)’

번행초과 송엽국 속 다년생 초본이다.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로 두툼하고 즙이 많은 다육질 잎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송엽국(松葉菊)이란 ‘소나무 잎이 달린 국화’라는 뜻이다. 솔잎과 닮은 잎, 국화와 닮은 꽃이 핀다는 의미가 있다. 소나무와 같은 상록 식물이기도 하다. 잎 모양과 무리 지어 피는 모습이 채송화와 비슷해 ‘사철채송화’라고도 한다. 높이 15~20cm 정도로 자란다. 봄부터 여름까지 자주색, 분홍색, 흰색 꽃이 무리 지어 핀다. 꽃은 줄기 끝에 나며 크기는 지름 5cm 정도다. 얇고 긴 꽃잎은 매끄럽고 윤기가 나 빛을 받으면 반짝이는 듯한 느낌이 있다. [출처: 다음 백과]

    

비록, 어머니는 현재 내 곁에 없지만 꽃이 된 어머니를 늘 함께 하고 싶어 항아리에 글씨를 새기고 항아리 속에 송엽국을 심기로 했다. 흙은 평생 밭을 일궜던 어머니 밭에서 가져왔고, 화단에 피어 난 송엽국을 다시 항아리 속에 옮겨 심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늘 막내아들을 기다리며 배웅하며 손짓했던 장소에 항아리 글씨 작품을 배치하기에 이른다.

늘 막내아들을 기다리고 배웅했던 장소에 항아리 글씨 작품이 놓여 있다.

사람은 갔지만 꽃은 남아 내 곁에서 함께하는 ‘어머니 꽃 송엽국’은 지금 한창 개화 시기다.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송엽국이지만 내게는 각별한 꽃이다.   

   

오늘도 어머니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회상하며 송엽국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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