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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지나간 슬픔에 새로운 눈물을 낭비하지 말라

by 캘리그래피 석산

그리스 3대 비극 시인 중 한 사람인 에우리피데스가 남긴 말 ‘지나간 슬픔에 새로운 눈물을 낭비하지 말라’는 영화 ‘신과 함께’에서 주인공 ‘자홍’이 동생에게 말한 대사다.


에우리피데스(Euripides: 고대 아테네 3대 비극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고대인들은 에우리피데스가 쓴 희곡을 92편으로 알고 있었지만 20세기에는 제목만 알려진 것까지 포함해 67편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 남아 있는 희곡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레소스>까지 포함해 19편이다.


그는 연극 계전에서 1등 상을 4번 받았지만, 계관시인으로 20번이 넘게 뽑혔다. BC 431년 스파르타와 아테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는데, 에우리피데스는 전쟁 초기에 <헤라클레스의 아이들>과 <애원하는 여자들>을 썼다. 이후 전쟁의 양면성을 그린 <헤카베>와 <트로이의 여인들>을 썼다. 생애 마지막 20년 동안 <이온>, <헬레네> 등 ‘비극’이 아닌 비극을 썼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은 아이스킬로스와 소포클레스의 작품을 합한 것보다 더 많다. [출처: 다음 백과]


영화를 보는 동안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후회를 해 본 적은 없는가?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에 과연 상처 입은 일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더 이상의 새로운 눈물을 낭비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 ‘신과 함께’는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새로운 각오와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굳은 마음으로 글씨를 썼고 오래도록 내가 일하는 서실 근처에 잘 보이게 머그잔으로까지 만들게 되었다.

1547871388225.jpg 영화 ‘신과 함께’ 대사중에 말의 일부를 석산머그잔에 새겨 보았다.

10대에서 70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봤다. 10대에 겪을 수 있는 괴로운 단어 중에 공부에 대한 ‘중압감’과 ‘따돌림’에 대한 고통이 조기 우울증으로 자살에 이르게 한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20대에게 가장 뼈 아픈 현실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 되어 좌절하는 청년들의 슬픔 이야기가 있다. 30대에 일어나는 서른 가지 이야기 중 ‘주말이 되었다고 술을 마시거나 파티에 가는 것보다 조용히 혼자 TV 보는 것을 더 즐긴다.’ 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었다. 40대로 접어들면 수면부족, 과로, 질병에 대한 괴로움으로 삶의 지도가 필요하게 된다는 것. 50대가 되면 빨라지는 퇴직 시계 앞에서 은퇴 후 끔찍한 40년의 시간 설계를 다시 해야 하는 고민에 빠진다. 60대로 넘어가면 황혼이혼, 금융사기, 창업 실패, 중대질병, 성인자녀에 대한 걱정거리로 한 숨을 쉬는 횟수가 잦아지는 나이다. 70대가 되면 혼자 사는 것은 외롭고, 함께 있는 것은 괴로운 나이로 불쑥 뿔쑥 다가오는 이별의 시간이 두렵기까지 한다는 말에 사람의 인생사가 너무 짠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괴롭고 고통스러운 아픔이 저며와 내일 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해도 새로운 눈물을 흘리지 말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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