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일망무애(一望無漄)

by 캘리그래피 석산

예술가와 한국 여행지가 만드는 새로운 시너지, 신선한 컬래버레이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던 아리랑 TV ‘ArTravel 2’는 해외의 예술가가 한국을 여행하며 동종의 국내 예술가들과 직접 콜라보 시연을 해보며 예술적 영감을 얻는 13부작으로 특별 기획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아리랑TV ArTravel 2 로고.jpg 석산체로 탄생한 아리랑TV ArTravel 2’ 타이틀서체

2018년 2월 7일 아리랑 TV ‘ArTravel 팀이 필자가 살고 있는 진도 새섬 조도를 찾았다. 영국 출신 작가 셉 레스터 씨와 함께 동승이었다. 셉 레스터 씨는 세계적인 캘리그래퍼로 나이키, ESPN, 코카콜라, 뉴욕 타임지 로고를 직접 쓴 유명 작가였다.


주요 촬영 일정은 필자의 서실에서 이루어졌으며, 한글 캘리그래피를 접한 셉 레스터 씨는 “한글과 영어의 표현기법이 음악처럼 리듬감을 탄다는 점에서 동감한다”며 “무엇보다 감성적인 부분에서는 한, 영 캘리그래피는 같다”라고 했다.


자국의 글자를 함께 써 내려가며, 한글과 영어 서체에 대한 느낌과 부연 설명을 더해가며 친필 서각 문패 공동작업을 한 후, 문패 대상자 집까지 직접 찾아가 달아주는 이벤트도 함께 했다.

BeautyPlus_20190427165655964_save.jpg 대하드라마 ‘징비록’ 포스터 앞에서 서체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셉레스터 씨

‘사랑의 서각 문패 달아주기’를 끝으로 촬영 일정이 끝났다.


영국 런던에서 진도 조도까지 18시간을 달려온 셉 레스터 씨에게 오래도록 남을 만한 선물이 필요했다. 그 옛날 영국 해군 장교이자 탐험가인 바실 홀(1788. 12~1844.9.11)이 한국 서해안 및 류큐 제도[琉球諸島] 발견 여행담 Account of a Voyage of Discovery to the West Coast of Corea, and the Great Loo-Choo Island〉(1818)을 발간하면서 조도 상조도 도리산 전망대에 올라 다도해의 풍광을 바라보면서 ‘세상의 극치’, ‘지구의 극치’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일망무애(一望無涯)’를 한자로 써서 서각 패에 새겨 셉 레스터 씨에게 선물로 드리면서 오래도록 조도(鳥島)를 추억할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538095300511.jpg 촬영이 끝나고 ‘일망무애(一望無涯)’서각 작품을 셉 레스터 씨에게 전달하고 있다.

촬영 2주 전, 아리랑 TV 담당 작가와 서각 패에 새길 서체 문구에 대해 상의를 했고, 1주 전에 서체 문구 확정이 끝나 광주 어울 공방 최선동 대표께 부탁을 드렸다. 이양이면 나무의 형태가 산처럼 능선 모양의 참죽나무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정 중앙에 봉우리처럼 솟아 있는 나무에 ‘일망무애(一望無涯)’는 안착을 했다.


셉 레스터 씨는 “귀한 선물을 받아 오래도록 새섬 조도가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마지막 인사를 필자에게 전한 뒤 모든 촬영 일정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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