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좋은 날만 있다면 심심할 것 같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구분하기 어려운 극심한 해무가 담장까지, 아니 집안까지 파고들 기세다.
기분이 가라앉는다.
움직이고 싶지 않은 날이다.
소파에 온 몸을 뉘이고,
난로에 차(茶)를 끌이기 시작했다.
해무(海霧, 바다 안개)는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적막강산으로 만들어 났다.
새의 지저귐도 없다.
바람도 멈췄다.
가끔씩 옆집 할배의 헛기침 소리만 간간이 들려온다.
누군가는 이 광경을 보고 오늘 하루가 준 특별한 선물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