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대지를 적시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늦은 봄날...
라디오에서 알리, 김장훈의 '봄비'가 흘러나왔다. 요즘같이 바쁜 일상에서 라디오를 따로 들을 시간은 없고 운전 중에 봄비가 내려 그에 걸맞은 '봄비'노래를 라디오 진행자가 틀어준 걸로 기억된다. 아마 그날은 시골길을 가고 있을 무렵에 잠시 차가 정차된 듯하다.
양철 처마 끝으로 봄비의 물방울이 맺힌 걸 우연히 사진으로 남겼고, 그날의 사진으로 캘리 사진작품을 만들기로 했다. 그날도 가물었던 땅에 내렸던 반가운 비로 기억된다. 많은 비는 아니었지만, 촉촉이 대지를 젹셔줄만한 비 내림이었다. 봄비의 사진과 캘리.. 그리고 그의 걸맞은 음악의 3박자를 어떻게 표현할까? 나의 감수성이 발동되는 시점이었다.
사람에게 부여된 '감성'과 '감각'은 무엇일까?
'감성'은 봄비가 내리면 왠지 즐거움보다는 외롭다는 생각, 창 너머를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여유, 비를 보며 헤어진 연인과의 오랜 추억을 그리며 눈물 한번 훔치는 연민의 정....,
'감각'이라면.. 사물을 바라보는 특별한 식견과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사상과 생각들...,
일단 사진 속에 비친 모습을 다시 서체와 디졸브를 시켜본다. 그위에 봄비 음악을 올려보는 작업을 시작한다. 빗방울이 뭉쳐 땅에 떨어지기 전의 모습에 뭔가를 부여하자. 이런 잡다한 생각이 모여 '감성'과 '감각'의 표현이 된다.
그날의 '봄비'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