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소년이 있었다. 바다가 고향인 섬소년은 늘 바다를 동경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향이 그리워졌고, 늘 나이가 들면 고향에 살겠다고 했던 소년은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이른 귀향을 했다. 나고 자란 곳에 부모님이 터를 잡은 섬 집에서 자연과 바다와 더불어 억센 바다 일을 해가는 섬 소년의 인생 2막이 그려진다.
진도 조도 섬에 거주하는 박진우(50) 씨는 생활의 주 수입원은 바다 톳을 양식하여 생산ㆍ제조ㆍ출하하는 것을 주 업으로 한다. 매년 4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2달여 톳 생산 및 건조하여 한 여름이 되기 전까지 건톳(해풍에 자연 건조하는 양식 톳을 말한다.)을 저장창고에 보관해 놓으면 1차적인 일이 끝난다. 그 후, 휴지기(休止期)에 접어드는 7월부터 다음 해인 2월까지는 용선(傭船: 배를 세내어 얻음. 또는 그 배를 말하는 데 섬에서는 섬과 섬 사이를 오가는 관광객 또는 낚시꾼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함.)을 띄어 섬에서의 생업을 영위해 간다.
2017년 9월의 어느 가을날, 박진우 씨는 ‘블루 수산’이라는 선명(船名)을 써 달라고 연락이 왔었다. 같은 고향 사람이 유명 작가 반열에 올라 있는데 석산 친필로 된 선명을 배에 새기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디자인 콘셉트는 글씨 느낌은 ‘날렵하게’ 색깔은 블루를 적용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함까지 함께 제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미 어선을 구입한 지 수개월이 지난 후 바쁘다는 핑계로 어선 명을 표기하지 않은 채 운항을 몇 차례 하다가 해양경찰에 적발돼 선명 표기 권고장(勸告狀)이 집으로 날라 왔다고 했다. 뒤늦게 어선법 제16조(어선 명칭 등의 표시와 번호판의 부착) 시행규칙 24조(어선의 표시사항 및 표시방법)등에 의하여 모든 어선은 선명을 표기하고 조업 또는 항해하여야 한다.)를 읽어보면서 선명 표기를 서둘게 되었다는 뒷이야기를 내게 전했다.
박진우 씨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일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발생했다.”면서 섬 생활 생업수단으로 없어서는 안 되는 배(船)의 소중함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