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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Feb 11. 2020

#42 블루 수산

섬 소년이 있었다. 바다가 고향인 섬소년은 늘 바다를 동경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향이 그리워졌고, 늘 나이가 들면 고향에 살겠다고 했던 소년은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이른 귀향을 했다. 나고 자란 곳에 부모님이 터를 잡은 섬 집에서 자연과 바다와 더불어 억센 바다 일을 해가는 섬 소년의 인생 2막이 그려진다.


진도 조도 섬에 거주하는 박진우(50) 씨는 생활의 주 수입원은 바다 톳을 양식하여 생산ㆍ제조ㆍ출하하는 것을 주 업으로 한다. 매년 4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2달여 톳 생산 및 건조하여 한 여름이 되기 전까지 건톳(해풍에 자연 건조하는 양식 톳을 말한다.)을 저장창고에 보관해 놓으면 1차적인 일이 끝난다. 그 후, 휴지기(休止期)에 접어드는 7월부터 다음 해인 2월까지는 용선(傭船: 배를 세내어 얻음. 또는 그 배를 말하는 데 섬에서는 섬과 섬 사이를 오가는 관광객 또는 낚시꾼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함.)을 띄어 섬에서의 생업을 영위해 간다.   

  

2017년 9월의 어느 가을날, 박진우 씨는 ‘블루 수산’이라는 선명(船名)을 써 달라고 연락이 왔었다. 같은 고향 사람이 유명 작가 반열에 올라 있는데 석산 친필로 된 선명을 배에 새기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디자인 콘셉트는 글씨 느낌은 ‘날렵하게’ 색깔은 블루를 적용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함까지 함께 제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용선 전문 ‘블루 수산’ 캘리그래피 로고

이미 어선을 구입한 지 수개월이 지난 후 바쁘다는 핑계로 어선 명을 표기하지 않은 채 운항을 몇 차례 하다가 해양경찰에 적발돼 선명 표기 권고장(勸告狀)이 집으로 날라 왔다고 했다. 뒤늦게 어선법 제16(어선 명칭 등의 표시와 번호판의 부착) 시행규칙 24(어선의  표시사항 및 표시방법)등에 의하여 모든 어선은 선명을 표기하고 조업 또는 항해하여야 한다.)를 읽어보면서 선명 표기를 서둘게 되었다는 뒷이야기를 내게 전했다.

‘블루 수산’이라는 어선명이 새겨져 있다.

박진우 씨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일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발생했다.”면서 섬 생활 생업수단으로 없어서는 안 되는 배()의 소중함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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