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자라는 두 나무가 맞닿은 채로 오랜 세월이 지나 서로 합쳐져 한 나무가 되는 현상을 연리(連理)라고 한다. 두 몸이 한 몸이 된다 하여 흔히 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에 비유하였고 알기 쉽게 ‘사랑나무’라고도 부른다. 나뭇가지가 서로 이어진 것을 연리지(連理枝), 줄기가 이어진 것을 연리목(連理木)이라고 하는데 가지는 다른 나무와 맟닿을 기회가 적을 뿐만 아니라 맞닿더라도 바람에 흔들려 좀처럼 붙기 어렵기 때문에 연리지는 만나기 어렵다.
본디 연리지의 고사는 후한말의 대학자 채옹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채옹의 효심이 워낙 극진해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뜰에 나무가 자랐는데 연리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본디는 ‘효심(孝心)’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는데, 그것이 다정한 연인의 상징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당대의 시인 백락천에 의해서다. 그가 태어났을 때는 대당 제국의 영화가 차츰 기울기 시작했을 때였는데 양귀비에 빠진 현종이 정치에 뜻을 잃었기 때문이다. 둘의 사랑이 워낙 유명했으므로 그는 시를 지어 노래했는데 그것이 유명한 ‘장한가(長恨歌)’이다.
7월 7일 장생전에서(七月七日長生殿)
깊은 밤 사람들 모르게 한 맹세(夜半無人和語時)
하늘에서는 비익조 되기를 원하고(在天願作比翼鳥)
땅에서는 연리지 되기를 원하네.(在地願爲連理枝)
높은 하늘 넓은 땅도 다할 때 있는데(天長地久有時盡)
이 가슴속 한은 끝없이 계속되네.(此恨綿綿無絶期)
두 그루의 나무가 너무 가까이 붙어 있으면 보통 죽는다고 생각하는데 연리지는 그렇지 않다. 처음에는 살갗이 벗겨지는 아픔을 겪으며 가지 하나씩이 붙고 그래서 두 가지가 하나가 되고 또 뿌리가 붙어서 하나가 되고 마침내 두 나무는 한 나무가 된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두 나무가 붙어서 하나가 되지만 각각 가지고 있던 본래의 개성은 그대로 유지가 된다. 흰 꽃을 피웠던 나무는 여전히 흰 꽃을 피우고 노란 꽃을 피웠던 나무는 그대로 노란 꽃을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