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괴로움도 인생의 한 과정이다

by 캘리그래피 석산

괴로워한다고 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우려가 해결되지 않는다. 괴로워하면 할수록 마음은 더욱 산란해지고 없던 병을 만들어 패악의 씨앗을 키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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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괴로울까?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가난한 자, 부유한 자, 건강한 자, 병든 자, 코로나19로 일이 막힌 사람들까지 헤아릴 수 없는 괴로움이 다반사로 엄습해 온다. 단지 상황에 따른 괴로움의 강도 차이가 다를 뿐 살아 숨 쉬는 모든 이가 감당해야 할 숙명이다. 괴로움이 지속되는 과정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처신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괴로움의 후유증은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괴로움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과정 일뿐이다.


괴로움의 반대말은 즐거움이다. 신은 한 사람에게 죽도록 괴로움만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즐거움만 계속해서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세찬 비바람이 밤새도록 내리다가도 다음날 아침이면 언제 비바람이 몰아쳤는지 기억조차 못하게 청명하고 갠 날씨를 우리는 오랜 경험을 통해 알 수가 있다. 자연환경도 인간의 삶도 결코 다르지 않다.


불교에서는 현상간의 법칙을 꿰뚫어 보는 것을 명(明)이라 한다. 명의 반대말이 무명(無明:인간의 괴로움 또는 근본 번뇌를 의미함)이다. 이 무명이야 말로 괴로움의 원인이 된다. 즉 진리를 바로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무명이다. 무지로부터 오는 무명에 말미암아 괴로움이 일어나는 과정을 열 두 단계로 설명한 것이 십이인연(十二因緣)의 하나이다. 현상계의 모든 사물이 무상(無常) ·무아(無我)함을 모르고 갈애(渴愛)를 일으켜 윤회(輪廻) ·상속(相續)의 원인이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무명은 가장 근본적인 번뇌(煩惱)이다. 불교는 인간의 윤회적 생존을 직시하여, 그 윤회적 생존을 초월함으로써 해탈을 얻는 것을 궁극의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윤회의 원인이 되는 무명을 멸각(滅却)함으로써 인간의 고통은 소멸될 수 있다.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서는 진여법(眞如法)이 본래 평등일미(平等一味) ·무차별(無差別)한 것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망상심(妄想心)이 생기며 그것이 업(業)이라 하였다. 이 망상심을 근본무명(根本無明)이라 하며, 이 근본무명에서 파생된 것을 지말무명(枝末無明)이라 한다.

모든 존재에 불성(佛性)이 있다는 사상과 함께, 무명과 불성은 얼음과 물의 관계와 같이, 일체번뇌의 근본인 무명의 실체가 그대로 청정한 불성이라는 사상도 나타났다. 이는 인간실존의 절대긍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삶을 영위하면서 약간의 괴로움은 살아가는데 긴장의 효과를 주게 되어 건강한 삶의 밸런스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나친 괴로움은 지양(止揚)하고, 소금 같은 괴로움을 지향(志向)하는데 자신부터 되돌아보며 성찰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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