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함께 걷는 길은

by 캘리그래피 석산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인생 마감하는 시간은 순서가 없다고 했다.


50년을 혼자 걸어온 삶! 그중 3년은 섬에서 혼자였다. 홀로 걸어온 삶은 건강하지도 행복하지도 자유롭지도 않았다. 누군가는 또 물어옵니다. 혼자라서 편하지 않는가? 결론은 혼자의 삶은 편안만큼 감내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어려움도 적지 않다. 아직도 나는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로망은 없다. 단지 환경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혼자라는 삶을 선택하고 아직까지 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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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함께 걸어가는 길은 아무리 먼 길이어도 나아갈 수가 있다. 바람이 휘몰아치고 폭풍우의 악조건 속에서도 걸어갈 수 있다. 오늘처럼 장맛비가 내리는 날! 나는 글씨를 쓰고 누군가는 옆에서 먹을 갈며 묵향에 취해 고즈넉한 일상의 참맛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다.


창 너머로 한 사람이 우산을 쓰고 또 한 사람이 뒤를 따른다. 몇 년 전 직장을 퇴직하고 고향으로 들어와 사는 윗집 노부부다. 물론 자녀들은 도시 생활자로 시집, 장가를 다 보내고 걱정할 것 없는 노년의 아름다운 삶이다. 섬에서 흑염소를 키우며 며칠 전에는 새끼 2마리를 낳았다고 자랑하던 윗집 남자는 “흑염소의 성장 과정을 보며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함께 걷는 길은 외롭지 않다.

함께 걷는 길은 언제나 따뜻하다.

함께 걷는 길은 즐겁고 행복하다.


함께하는 단 한 사람에게 나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동행의 기쁨과 감사와 위로가 있는 날이 머지않은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걷다가 눈을 감게 되면 얼마나 감사하겠는가.


결국, 우리의 인생은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같이 걸어가는 삶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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