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살다 보면

by 캘리그래피 석산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마라”


자유로운 시적 상상력과 함께 감성적인 분위기의 작품을 많이 남긴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1799. 6~1837. 2. Aleksandr Pushkin)의 서정시의 일부다.

푸시킨.jpg 러시아 시인 ‘푸시킨’

삶이 자신의 기대와 다르게 전개되더라도 누군가 나를 속인다는 것은 힘들고 괴로운 일이다. ‘삶이 속인다’는 것 역시 고통스럽고 힘든 상황의 연속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언제나 봄날처럼 따뜻하고 포근할 수만은 없다.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있으면 슬픈 날도 있다. 허약한 사람인지라 순간을 참으며 용서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만약 내가 화기를 참지 않고 표출하고 상황에 따라 분노의 발톱을 드러내고 으르렁 거리면 또 누군가도 나처럼 참지 못하고 표출할 대상을 찾게 된다. 결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 무조건적으로 참고 인내하라는 말은 아니다. 마음속에 응어리를 삭히지 말고 순환적으로 풀어 보자는 거다. 어차피 시간이 흐르고 때가 되면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꼬인 실타래는 풀리게 되어 있다.


내 운명의 소용돌이를 상대방에게 의탁해 서로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도 안 된다. 누가 내 일에 큰 관심을 가지겠는가? 말로는 애를 쓰고 있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자기 자신도 현 상황에 대해 똥·오줌도 못 가리는데 누구를 구제할 수 있다는 말인가?


살다 보면 내가 꿈꾸던 가치관과 철학이 분명히 서 있는데도 불구하고 흔들릴 때가 종종 있다. 마음 깊은 곳에 품어 온 소망을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수많은 날들을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으로 살다가도 어느 순간 모든 것들이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나 자신의 삶은 정직하고 곧고 바르게 살았다고 자부하면서도 때로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행동들을 하는 경우도 있다.


늘 한결같은 삶을 꿈꾸지만 시시각각 찾아오는 변화에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어차피 내가 쓰고 만들어 가는 인생의 픽션이다.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인생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오늘 하루를 살며 생각하자. 그리고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자.

삶이 그대를.jpg

오늘도 내게 말을 건넨다. '많이 힘들었지?’ 하루하루가 뜨거운 용광로를 걷는다고 하더라도, 빙하에 갇혀 오가도 못하는 상황일지라도 스스로를 추스르고 격려하자.


오늘 하루도 수고 많이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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