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에 군집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소나무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두지 못한다. 척박한 바위가 배경이 되었을 때 그 틈새에 뿌리내린 소나무는 대견함이 보인다. 한 줌의 흙조차 없는 좁은 바위틈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기형을 자초하며 건강한 푸른 잎을 내뿜는다. 사람들은 그곳을 쉽게 떠나지 못하고 사진을 찍고 감탄하며 소나무의 올곧은 생명력에 놀란다.
우연찮게 하늘을 보다가 별을 발견해도 우리는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한다. 칠흑 같은 어둠의 밤하늘의 배경이 있어야 비로소 별은 눈물처럼 빛난다. 모두 자신을 낮추고 숨어 있지만 배경이야말로 최고의 미(美)를 만들어 내는 실제 주역이다. 별의 밝음을 위해 어둠을 마다하지 않고 별의 돋보임을 위해 자신의 무딤을 자처하는 밤하늘은 향기롭기까지 하다.
‘별을 빛내기 위해 하늘은 스스로 어두워진다.’
서로 상생하기 위해 밤하늘은 빛나는 별의 조연으로 남기를 원한다. 함께 하기 위해 ‘배경’이 되기를 선택한 것보다 갖진 ‘사랑’은 없다. 사람들은 모두 빛나는 별이 되고자 한다. 그러나 엄마는 밤하늘로 남기를 원한다. 자신이 빛나기보다는 가족들을 빛내주고 싶어 하신다.
아름다운 연꽃을 피우기 위해 잔잔한 호수 밑 뿌리는 더러운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화려한 연꽃잎이 지는 날까지 원망하지 않고 음지의 사명을 다한다.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일은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일이다. 빛나는 별보다 스스로 어두워지는 하늘이 더 그립다. 하늘을 향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기 위해 음지의 삶을 선택하는 연꽃뿌리가 더 사랑스럽다. 추앙받는 별보다 흐느끼는 밤하늘이 자랑스럽다.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 사랑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