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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Sep 05. 2020

제13화 사소한 것들을 소중히 해야 해

지난주 태풍 ‘마이삭’이 내가 사는 섬을 할퀴고 지나갔다. 수년 전부터 어머니가 일궈 온 밭에 과수를 심었다. 혈액순환에 좋다는 오디를 비롯해 아로니아가 강한 비바람에 꺾여 있는 모습을 차를 타고 가는 길에 보게 되었다. 더 급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며칠 후 밭을 둘러보러 갔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오디와 무화과나무가 뿌리 채 뽑힌 채로 나뒹굴고 잎사귀는 이미 마르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후회를 했다. 처음 봤을 때 잠시나마 밭을 둘러봤으면 애 궂은 나무를 살릴 수 있었을 텐데..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사소함에 대한 무시의 대가였다.

경남 남해군에 사는 주부 박고은 님의 글은 우리들이 잊고 지나치는 지극히 ‘사소함’에 대한 이야기를 보내왔다. “엄마가 되면 밥하고 청소하며 집안 살림하는 게 사소한 일이지만 그로인해 남편은 걱정 없이 돈 벌러 나갈 수 있다.”는 말을 했다. 마찬가지로 남편도 돈 버는 기계가 아니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가정을 지키기 위해 뙤약볕에 출근해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사소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의 참다운 가치 추구라는 점에서 대한민국 모든 엄마, 아빠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심슨네 가족들’을 보고 난 후 ‘사소함’에 대해 더 깊이 성찰하고 있다는 박고은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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