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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Sep 12. 2020

제25화 이 기사, 운전 해

뛰뛰빵빵, 뛰뛰빵빵.. 손님을 태우기 위한 버스의 부릉 소리에 버스를 놓칠세라! 전력 질주하는 아줌마, 아저씨들의 뜀박질이 시작되는 버스 승강장 풍경은 늘 분주하기만 하다. 경주시 51번 일반 시내버스를 몰고 종착지 신경주역까지 가는 버스 운전기사 이희숙 씨의 이야기다. 

51번 버스 운행을 마치고 종착지에 미소 한번 보이는 이희숙 버스기사는 명절 코드 콘셉트로 연휴기간중 의상 퍼포먼스로 손님를 맞이한다.

숨이 꼴 딱 꼴 딱 넘어가는 목소리로 인사하며 버스에 오르는 아주머니를 반기는 이희숙 기사 어서 오세요! 뛰어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하고 인사를 하면 어머머, 아가씨네. 고마워요.. 남자 기사들은 기다려주지 않은데 아가씨 기사님이라 다르시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는 이희숙 기사는 이 큰 버스를 어떻게 몰고 다니느냐는 말을 제일 많이 듣는다.”라고 했다. 또 운전을 하다가 내가 모는 버스와 상대방의 버스가 나란히 대기신호에 잠시 멈추면 옆에 버스 운전자도 나(이희숙 버스기사)도 차창 밖을 들러보다 서로 눈이 딱 마주친다. 그러면 대체적으로 남성 버스기사들은 나를 보고 깜짝 놀라며 양손 엄지 척을 해주시는 분도 계시고 보조석에 앉아 있는 동승자에게 힐끔힐끔 여자 버스 운전자를 보라고 눈치를 보이기도 한다. 또 엄마와 함께 버스를 탄 어린이는 뒤쪽 자리로 가서 앉으라는 엄마의 말을 무시하고 우측 맨 앞자리에 앉겠다고 떼를 쓰는 광경도 심심찮게 목격이 된다.”면서 아줌마 버스 운전사가 신기한 듯 쳐다보는 녀석들과 눈이 마주치면 미리 준비한 초콜릿을 건네준다는 이희숙 버스기사의 운행 에피소드는 침이 마를 지경이다.

     

 씨는 예비 기사 시절 동서남북 안 가본 노선이 없을 정도로 종횡무진의 연속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다 보니 노선 자체가 헷갈리기가 일쑤였고 좌회전을 해야 하는 곳에서 우회전을 하는 실수도 많았다고 한다. 문제는 시내를 벗어난 길은 그래도 괜찮았지만 시내 한 복판에서 이런 실수가 생길 때면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흘렀고 심장이 멎을 듯한 압박의 시간들이었다면서 “예비 기사 시절은 한마디로 갈등의 연속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 시절 갈등의 시간들을 생각하며 글의 의미를 보내왔다.

     

남들이 가지 않은 여자 버스기사의 길에서 때로는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도전해 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포기와 도전의 갈등 속에서 최종적으로 도전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스스로에게 큰 위안을 삼고 있다는 이희숙 버스기사에게 아름다운 도전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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