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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Sep 20. 2020

제44화 예쁜 모습은 눈에 남고

올해로 (주)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재직 31년 차에 접어든 양우경 씨는 이미 13년 전부터 퇴직 후의 삶을 생각했다고 한다. 기아자동차에 다니면서 회사 내 동아리로 시작된 서각(書刻)과의 인연이 바로 그것이다.   

서각작업을 하고 있는 양우경 서각작가  

서각(書刻)은 아름다운 글과 그림을 다양한 기법으로 나무에 한끌한끌 세기는 고된 작업이다. 요즘에는 전통방식에서 벗어나 편리한 자동화 기계 장비들이 도입되면서 작가의 혼이 퇴색되는 경향도 없지 않은데 양 작가는 "글자 하나하나를 세기고 도안하는 전통 과정이 만만치 않지만 서각 작가가 되면서 얻어지는 기쁨도 크다."면서 "좋은 작품을 만나 본연의 작품을 나무에 제대로 표현했을 때의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보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쁜 모습은 눈에 남고 멋진 말은 귀에 남지만 따뜻한 베풂은 가슴에 남는다'라는 심오한 뜻을 지닌 글을 보내왔다. 이 글의 의미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불교 경전 중 '잡보장경'에 담긴 글로 "물질적인 것에만 국한되지 않은 넓은 베풂"을 이야기한다.  

양 작가는 정년 이후의 삶을 서각과 함께 하기를 원한다. 서각으로 큰 욕심 없이 한 달에 '막걸리 한 사발' 마실 수 있는 벌이만 돼도 행복할 것 같다는 소박한 서각쟁이 기질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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