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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Sep 24. 2020

제56화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사람이 ‘뻔뻔하다’,‘뻔뻔스럽다’는 말은 어떻게 표현하는가? 포털 검색 창에 ‘뻔뻔하다’를 검색해보면 뉴스 면에 장식되는 수식어는 가관이 아니다. ‘위증 뻔뻔’, ‘뻔뻔한 정치인’, ‘뻔뻔한 좌빨 처리하겠다’, ‘뻔뻔한 거짓 해명’ 기타 등등, 결국 ‘뻔뻔하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상적인 언행의 수위를 벗어난 작태를 부리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     


‘뻔뻔하다’를 다시 해석해 보자. ‘뻔한 것은 뻔뻔하다’, ‘미리 알고 보는 드라마의 스토리는 뻔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뻔뻔하다’는 것은 독창성도 없고 실험정신도 없는 말!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김 빠진 ‘뻔한 이야기’를 말한다. 

캘리그래피 허정아 작가가 최근 출간한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책 제목을 글로 보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당구에서 프리랜서 캘리그래피 허정아 작가가 보내온 글은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허정아 에세이집)’였다. 글의 의미는 수필집을 읽어 보고 판단해 달라며 내게 책을 보내왔다.     

에세이 저자의 머리말에는 “나의 불혹은 ‘질풍노도기’였다. 아픈 시간들 속에서 유일하게 나를 버티게 해 준 수많은 작가님들의 글귀! 쓰고 또 쓰고... 불혹의 끝자락은 너무 소중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다시 오지 않을 시간들... 아픈 시간들은 너무도 치열했지만 지나고 나니 참 가벼운 것이 되었다. 그 시간들을 잘 지내 온 내(허정아)가 예쁘다.”로 시작된 에세이집은 섬 소녀가 엄마가 된 이후 캘리그래피를 접하면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소소하게 풀어가는 책이었다.    

 

‘성남 교육형’ 학부모 동아리를 통해 캘리그래피의 세계를 처음 접했다는 허 씨는 “나는 그냥 캘리그래피가 좋다. 캘리에 반했다.”면서 쓰고 또 쓰기를 하면서 캘리그래피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허 작가의 에세이집은 2016년~2020년까지 4년 동안의 캘리그래피 이야기를 풀어 논 수필집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허 씨가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주어진 일에 감사할 줄 알고 아직도 부족한 캘리그래피 스킬에 대해서도 스스로 인식하며 ‘배워야 한다’는 초심의 기본이 갖추어진 그녀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어느 날 누군가 나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어떻게 하면 글씨를 맛있게 멋있게 잘 쓸 수 있는지? 비법을 가르쳐 달라는 말에 ”나도 내 글씨를 제대로 못 쓰는데 어떻게 쓰면 잘 쓴다고 말해 줄 수 있냐."며 되물은 적이 있다. 어떤 분야든지 특히 예술은 ‘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배워서 익히고 쓰는 것은 어느 시점에 도달했을 때 분명히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은 진리에 가깝다. ‘끼’가 인정된다고 느꼈을 때 본인만의 서체를 개발하고 ‘독창성’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현재 성남 분당구에서 프리랜서 캘리그래피 작가 활동을 하고 있는 ‘허정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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